이제 3월에 돌입했으니 따뜻한 봄을 기대해도 좋으련만..
아직까지는 추운 날씨가 지속되어 꽃보다는 눈을 보는 시기입니다.
이말은 곧 아직까지는 윈터 워머(Winter warmer)적인 맥주들이
활약 가능한 기후라는 것으로, 이런 논리로서 선택한 맥주가
루켄발터의 에델 복(Luckenwaler Edel Bock)입니다.
루켄발터 양조장은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남서쪽으로 떨어진
루켄발테(Luckenwalde)라는 지역에 소재한 곳으로
이 지역에서는 1430년부터 맥주를 만들었다고하며,
공식적인 루켄발터 양조장의 설립은 1906년이라고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맥주를 고르실 때 괜히 끌리는 문구가 있으신지요?
프리미엄(Premium), 수퍼(Super) 같은 표현은 너무 진부한 것 같고,
리미티드(Limited), 빈티지(Vintage) 등은 국내에선 찾기 어렵습니다.
제가 이유없이 끌리는 표현들로는 오가닉(Organic,유기농)이나
트래디셔널(Traditional) 혹은 올드(Old), 그리고 에델(Edel)입니다.
에델은 독일식 표현으로 우리말로는 '고귀한' 이 대응되는 말인데,
그냥 지금까지 에델(Edel)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간 맥주에서는
거친 느낌없이 귀족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어차피 마케팅의 일환으로 양조장에서 좋은 표현을 삽입한 걸 잘 알면서도
와닿는 느낌이 다르네요. 만약 '프리미엄 복' 이었으면.. 지나쳤을 수도..
루켄발터 에델 복은 맑고 선명한 바탕에 적갈색을 띄고있었으며,
달작지근한 맥아의 향과 은은한 밤과 같은 고소함이 감지됩니다.
탄산은 존재하기는하나 청량감을 부여하는 입자는 아니고,
복(Bock)라는 스타일 답게 맥아적인 성질(Malty)이 강세입니다.
입에 전달되는 맥주의 결은 곱고 부드러운 편에 속하지만
혀를 짓누르는 진득한 점성보다는 묽고 연한 느낌이었고
무게감도 중간수준, 일반적인 라거보다 약간 무거운 수준입니다.
로스팅된 맥아의 그을려진 듯한 맛이 살짝 있는 가운데,
달다는 인상까지는 아니지만 카라멜스러운 맥아의 맛과
고소한 견과류와 흡사한 맛도 종종 발견됩니다.
홉의 풍미는 꽃이나 과일, 허브와 같은 특징보다는
뭔가 어색한 시큼함이 전달되었는데 그리 긍정적이진 않네요.
맥아가 심히 달다거나 홉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기에,
나름 평준화를 구축했지만, 하향 평준화라 보았습니다.
뭔가를 시음기에 더 적어내리고 싶어도 기억에 남을만한
인상적인 맛이 부족해서 허전하게 다가오더군요.
오늘따라 깊고 풍부한 느낌의 복(Bock)이 그리웠는데,
아쉽게도 제 바람을 충족시켜주지 못한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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