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고증하여 복원한 Historic Ale 들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양조장 William Brothers Brewing 으로
오늘의 맥주는 프로페너티 스타우트(Profanity Stout)입니다.
우리말로는 신성모독적 스타우트(영국식 상면발효 흑맥주)로
이름만 듣는다면 평소의 William Brothers 의 성향을 미루어볼 때,
오죽하면 신성모독(Profanity)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얼마나 괴상한 재료를 첨가했을지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William Brother Brewring 의 맥주들 -
Fraoch Heather Ale (Fraoch 헤더 에일) - 5.0% - 2010.10.25
Fraoch 20th Anniversary Ale (Fraoch 20주년 에일) - 11.0% - 2011.01.06
Alba Scots Pine Ale (알바 스캇스 파인 에일) - 7.5% - 2013.02.01
그러나 '프로페너티 스타우트' 에는 부가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물,맥아,효모,홉, 귀리로만 양조해낸 지극히 평범한 구성의 맥주입니다.
다만 사용된 홉(Hop)에서 정석적인 영국식 스타일들과는 차이가 보이는데,
퍼글(Fuggle), 이스트 켄트 골딩(East Kent Golding), 챌린저(Challenger) 등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영국 에일을 위한 홉들이 사용되지 않았으며,
퍼스트 골딩(First Golding)이 그나마 눈에 띌 뿐, 나머지 홉들은
미국 출신의 아마릴로(Amarillo), 센테니얼(Centennial) 품종과
뉴질랜드산 넬슨 소빈(Nelson Sauvin)이 이용되었습니다.
영국의 양조장이 미국 스타일의 스타우트로 외도한 것이나 나름없지만
그렇다고 불경한 신성모독이라 할 것 까지는 없어보이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프로페너티 스타우트' 라 이름지었는지 좀 궁금하군요~
색상은 빈 틈이 거의 없는 검은색으로 꽉 들어차있었고
거품의 생성력은 평범하지만 고운 입자에 유지력은 좋네요.
먼저 코에 감지되는 향은 센테니얼 & 아마릴로에서 비롯한 듯한
미국적 홉의 향기로 새콤한 과일류인 감귤, 오렌지 등의 아로마와
약간의 포도주스러움도 의식적으로 느껴지는 듯 했으며,
더불어 검은 맥아의 커피/초컬릿스러움이 거친 느낌없이 피어오릅니다.
쉽게 표현하면 제주 한라봉 잼이 들어간 초컬릿과 흡사했네요.
탄산감은 예상보다는 강한 수준으로 다소 청량감을 선사했고
질감과 무게감은 7.0%의 스타우트치고는 매우 가벼워
당이나 시럽스러운 진득함 부드러움은 거의 상쇄된 채
연하고 묽고 가벼운 특징들이 입에 전달되고있었습니다.
홉의 느낌은 초반에 매우 신선하고 산뜻한 맛으로 찾아오는데,
감귤/한라봉스러운 미국 홉의 맛이 새콤함을 부여했으며
단 맛은 빠진채 풍미만 살아있는 커피/초컬릿의 맛도 포착됩니다.
맛이 단 맛이 없고 담백(Dry)하고 깨끗함 위주로 흘러가기에
확실히 홉(Hop)의 풍미가 살았던 것은 사실이었으며,
'스타우트' 라기보다는 Black IPA 에 더 어울려보입니다.
후반부로 치닫으면 잔디를 씹든 듯한 거친 홉의 쓴 맛이 입에 남는데,
왠만큼 단련된 사람이 아니라면 부정적인 요소로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입에 걸리는 느낌, 지치게하는 것 없이 깔끔하고 개운한 특징이긴하나
홉이 좀 활약했던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뭔가 모자란 느낌을 받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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