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피터스(St. Peter's) 양조장은 영국 Suffolk 주
Bungay 의 St Peter South Elmham 에 소재한 곳으로
1996년 낡은 농장건물을 개조하여 설립했다고 합니다.
세인트 피터스가 상당히 독특한 양조장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물론 코트 안주머니에 쏙 들어갈만한 특이한 형태의 병도 해당되겠지만,
독일,벨기에에 뒤지지 않는 찬란한 자신들만의 맥주문화를 꽃피운
영국의 맥주들 가운데서 역사속 뒤안길로 서서히 사라졌거나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는 스타일의 맥주도 생산하고 있으면서,
영국 전통의 복원과 유지에만 몰두하지 않고 부재료 첨가를 통한
실험적인 맥주 창조와 유기농 맥주가 돋보이는 양조장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세인트 피터스(St. Peter's) 양조장의 맥주들 -
St. Peter's Golden Ale (세인트 피터스 골든 에일) - 4.7% - 2010.03.14
St. Peter's Cream Stout (세인트 피터스 크림 스타우트) - 6.5% - 2010.04.30
오늘 소개하는 맥주는 올드-스타일(Old-Style) 포터라는 제품으로
옛 방식의 포터가 되겠는데, 옛 영국의 포터(Porter) 맥주는
지금 우리가 마시는 포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합니다.
옛 영국의 포터는 오랜 숙성을 걸친 약간 신 맛이 감도는 올드 에일(Old Ale)과
시기적으로 완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마일드 에일 혹은 브라운 에일 등의
가벼운 에일을 일정한 비율로 섞어서 포터(Porter)를 만들었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어차피 하위 계층인 짐꾼(Porter)들에게 줄 맥주이니
약간 상해가는 맥주와 New 맥주를 적당히 섞어 펍지기들이 제공했다하네요.
반면 오늘날의 포터는 완성된 서로 다른 맥주간의 블랜딩이아닌
페일 맥아와 블랙 맥아/크리스탈/브라운 맥아 등의 구성으로 당화하여
포터라는 딱 하나의 스타일의 맥주를 타겟으로 만들어내며,
옛 포터에서 종종 접할 수 있다던 산미 또한 찾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포터(Porter)를 자주 블로그에 리뷰하는 듯한데,
이상하게도 현시대의 기준에서 일반적이고 정석적인 포터는 없었네요.
색상은 어두운 갈색 - 검은색에 걸쳐있는듯한 색깔이며
향은 초컬릿,코코아와 약간의 우유스런 달콤함이 우선적으로있고
단 내에 조금 가리워지긴 했지만 홉의 은은한 꽃이나 차의 향이 있습니다.
딱히 산미는(어제 시음이 베를리너바에세라서 더 그런지..) 찾을 수 없었네요.
탄산감은 많지 않은편이었고 거품은 준수한 편에 유지력도 나쁘지 않습니다.
질감과 무게감은 전형적인 중간수준(Medium Body)를 갖추었으며,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약간 연한면이 아쉽습니다.
조금 더 끈적했으면 개인적인 취향에는 만족스러웠을 것 같네요.
향에서 접했던 것 때문에 맛에서의 단 맛이 많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단 맛으로 귀결되는 맥주가 아닌 적당히 크리미한 맥아의 단 맛만 선사해주었고,
오히려 홉의 맛이 더 활개하고 있다는 인상을 맥주에서 받았습니다.
켄트 골딩(Kent Golding) 종으로 예상되는 온화하고 Smooth 하면서
티(Tea), 허브, 약간의 은은한 꽃과 같은 풍미가 단 맛을 뚫고
맛의 표면으로 상승하여 자극적이지 않은 홉의 맛을 보여줍니다.
영국 홉의 가장 큰 매력이 이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약간의 씁쓸함이 남아주어 다시 마시고픈 욕구를 불태우게하며
신 맛은 아주 약간 나는 듯 했으나.. 만약 아무런 정보없이 이 맥주를
접했다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맛 정도로 치부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산미에 둔감해진건지 원래 약간만 존재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포터에서 접할 수 있는 완화된 로스팅된 검은 맥아의 맛도 미약한 편이고,
코코아나 커피스러운 맛이 단 맛과 함께 드러나기는 했지만
과하지 않았던 것이 홉과의 균형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었습니다.
약간만 더 진득하고 무게감이 있었으면 더할 나위 없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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