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난데없이 오스트리아에서 맥주 매니아들을
설레게 만들기 충분한 뉴스가 터져 나왔었습니다.
이는 거의 15년 동안 벨기에와 네덜란드에만 분포했던
7 개의 트라피스트 맥주라는 공식을 깨뜨려버린
8 번째 트라피스트 맥주의 출현에 관한 소식입니다.
그것도 뜬금없이 기존 트라피스트 수도원들이 위치한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거리가 매우 먼 오스트리아에서
트라피스트 맥주가 나온다는 사실이 더욱 궁금증을 유발시켰죠.
2015년 현재는 네덜란드, 미국, 이탈리아에서 추가적으로
트라피스트 맥주들이 더 나와 10 곳이 넘어섰지만
아무튼 Engelszell 이 신호탄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Stift Engelszell 수도원은 엎어지면 독일 국경에 코닿을 곳의
도나우 강변 오스트리아 영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공식적으로 총 3 종의 맥주들을 생산합니다.
첫 번째 맥주인 그레고리우스(Gregorius)와 베노(Benno),
니바드(Nivard)로 국내에 모두 수입된 상태입니다.
오스트리아 맥주 양조 풍습이 라거(Lager)스타일에 강하기에
오스트리아 트라피스트도 하면발효한 맥주일거라 봤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그레고리우스(Gregorius)는 스타일상
쿼드루펠(Quadrupel)에 가까운 맥주로 취급받습니다.
갈색을 띄며 거품은 수북하게 형성됩니다.
맨 먼저 맡을 수 있는 향은 검붉은 과일류의 캐릭터로
건포도, 프룬, 블랙 커런트 등등의 달고 시큼한 향이 있고
약간의 졸인 흑설탕과 같은 향 + 카라멜 향도 맡는게 가능합니다.
탄산 터짐은 페일 라거 수준은 아니나 어느정도 분포했고
탄산 때문에 입에 닿는 질감, 무게감이 경감된 감은 있으나
그래도 9.7%의 쿼드루펠 쪽을 표방하는 만큼
중간(Medium)정도의 무게감을 지닌 맥주였습니다.
비슷한 도수, 비슷한 컨셉의 맥주에 비교했을땐 가벼운 편입니다.
약간의 감초와 같은 씁쓸한 단 맛과 함께 그을린 설탕,
그리고 향에서 언급했던 검붉은 과일류 맛들이 주를 이룹니다.
달달함이 길게 남는 맥주가 아니고 되려 깔끔한 맛이 있고
약초와 같은 맛이 나지만 홉(Hop)에서 나오는 것들과는 약간 다른,
삼 류나 나무느낌이 많은 쓴 맛이 뒤에 남아주었습니다.
알코올이 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으며,
효모에서 나타나는 과일스러운 에스테르(Ester)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보면 달달한 벨기에 다크 에일류와는 사뭇 다른
향신료나 약재 등의 알싸한 풍미가 인상적인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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