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때문에 야생효모(Wild Yeast)를 능란하게 다루고
모든 맥주에서 Brett 이나 젖산균이 풍미가 나올 것 같은 이미지이나,
오늘 시음하는 제품은 The Wild Beer 맥주들 중에서
눈에 띄는(?) Wild Yeast 와 별 관련이 없는 제품입니다.
Wildebeest는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에 해당하며,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을 보아 일반 에일 효모로 발효했겠네요.
- 블로그에 리뷰된 The Wild Beer 의 맥주 -
Wild Beer Evolver IPA (와일드 비어 이볼버 IPA) - 5.8% - 2016.02.21
The Wild Beer 는 정석적인 것을 만든 성미는 안 되나 봅니다.
임페리얼 스타우트들 중에서도 알코올 도수는 높은편인 11%에
초컬릿, 바닐라, 콜럼비안 커피 등을 첨가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구성하는 주 재료가 가지고 있는
검은 맥아의 커피/초컬릿 속성에 부가재료를 넣었으니,
그 특유의 맛이 더블이 되어 나타도록 설계한 맥주인거죠.
국내에서 비슷한 컨셉의 맥주는 미국 밸러스트 포인트의
빅토리 앳 씨(Victory at Sea, ABV 10.0%)가 있으며,
혹자는 커피/초컬릿/바닐라 등이 중첩되어 맛이 뚜렷한게 좋다고도,
또 어떤이들은 그 맛이 과하다(Too Much)고 밝히기도 합니다.
Wild Beer Wildebeest 가 어떠한 맛을 보여줄지 확인해보고,
자기 취향은 과한게 좋은지, 은은한게 좋은지 판단해보시는 것도.
갈색 거품이 얇게 드리운 빽빽한 검은색을 띕니다.
향은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다웠습니다.
로스팅 커피나 다크 초컬릿의 향기가 있으며,
바닐라, 카카오, 비스킷의 단 내가 있습니다.
삼이나 감초와 같은 향도 아주 살짝 나타나고 있으며,
향에 적응되면 검은 맥주 특유의 짭조름함도 나타납니다.
탄산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게 어울립니다.
끈적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무게감은 생각보다는 육중하지는 않았습니다.
중간 바디와 무거운 풀 바디에 걸친 정도라 봤네요.
마실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이건 빅토리 앳 씨(Victory at Sea)와 참 대비되는 성격으로,
그래서인지 인위적이라는 생각은 덜 든다는 판단입니다.
우선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은 감초/카라멜/붉은 과일이
결합한 형태로 마실 때 초반에 드러나는게 전부였습니다.
이후 단 맛 없는 다크 초컬릿과 커피 원두 맛이 강세였고,
바닐라나 카카오 맛도 나타나지만 달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알코올이 뜨뜻하게 올라오는 느낌은 없었고
한국사람이 종종 검은 맥주 계열을 마실 때 느끼는
간장 느낌(짠 맛 빠진 간장)도 약간 전달받을 수 있었네요.
즉 비유되는 속성은 단 맛과 연계될 만한 요소들이 많지만
그것들이 입에 진득하게 남을 단 맛을 선사하지는 않았으며,
마치 휘핑 크림이 올려진 카페 모카가 아니라 진한 에스프레소처럼
Wild Beer Wildebeest 는 약간 '어른 맥주'를 마시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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