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관련이 없는 지인들과 음식사러 대형마트에 방문했을 때,

우연히 맥주 코너 앞에서 머무르면 이런 질문들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저런 5만원이 넘는 맥주들은 정체가 뭐냐?"

"비싼 값하냐?" , "너는 다 먹어봤냐" 입니다.


소위 돈 값하냐는 질문에는 사람의 취향은 제각각이라는

뻔한 중립적인 멘트로 답변을 마무리 지을 수 있지만,


정체가 뭐냐고 묻는 질문에는 어디서부터 답변을

시작해야할지 참 난감한 상황에 빠지더군요.


"음 일단 맥주는 에일과 라거로 나뉘는데..."

"미국에는 크래프트 맥주 문화가 있어서..."


이렇게 사전 설명을 풀어나가면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언제쯤 본격적으로 Cascade Brewing 을 소개할 수 있을까" 입니다.



그렇습니다. 캐스케이드(Cascade) 양조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통상적인 라거, 전형적인 크래프트 에일을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여기가 100%  Sour Beer 만 양조하는 것도 아닙니다.) 


브루어리(Brewery) 보다는 와이너리(Winery)에 가깝게 보일 만큼

많은 나무 배럴들을 이용하여 Sour Beer 들이 주력 상품인 곳입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흐름이 페일 에일(Pale Ale)에서 시작하여

90년대 이후 IPA & Imperial Stout 등의 강건한 Big Beer 로 흘러갔다가,


2000년대 부터는 Sour Beer 가 새로운 기조로 각광받기 시작했는데,

Cascade Brewing 은 Barrel Works & Sour Beer 분야에 있어

상당한 성과와 영향력을 행사한 양조장으로 손 꼽히는 곳들 중 하나입니다.


오늘 시음할 맥주는 Elderberry 라고 하는 제품으로,

Sour Red Ale 을 와인 배럴에서 1-2년 에이징 시킨 뒤,

이후 Elderberry 와 함께 추가적으로 5-12개월을 숙성시켰습니다.


제작하는데 최소 1년 반, 최대 3년이 걸린다는 추산으로

그렇다보니 1-2개월이면 양조/발효/포장까지 빠르게 마무리짓는

보통의 페일 에일이나 바이젠과는 가격 격차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각각의 맥주를 즐기는 소비층도 매우 다를 것입니다.

마케팅을 펼칠 타켓 소비자 층이 크래프트 맥주 공력이 37년이 된

미국 시장에서는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갈길이 멉니다.

페일 에일이나 바이젠이 막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시장이라.


그래서 정체가 뭐냐는 답변은 차포 떼고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 듯 합니다.

"신 맥주인데 독특해. 맥주는 맞어. 한 번 정도는 마셔볼만 해"

"Sour 가 취향에 맞으면 다른것들도 알려줄테니 마셔봐"



붉은 갈색, 마호가니 색에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엘더베리와 포도(Grape)의 향이 많이 풍깁니다.

달달하게 풍기기보다는 포도의 껍질 향 마냥

조금 떫긴 하지만 나무 배럴의 향도 잘 배었고,

시큼한 향이 코를 너무 찌르지는 않아서 좋았습니다.


탄산감은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청량함을 준다고 보며,

질감이나 무게감이 특별히 어필될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평범한 레드 와인의 점성과 무게감을 지녔다고 봅니다.


Sour Ale 이라고 전면에 적혀있는게 무색하지 않게

처음 전달되는 맛은 시큼시큼(Tart)한 맛입니다.

신 맛은 초반/중반/후반 할 것 없이 광역적이었지만

지나치게 강해서 혀를 뚫는다는 느낌까지는 들진 않네요.


이후 블랙커런트나 적포도에서 나오는 맛이 강하며,

약간의 붉은 베리류의 껍질과 같은 맛이 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쿰쿰하거나 떫지 않도록 깔끔하게

잘 뽑힌 맥주라고 생각하며 후반부에 갈 수록

와인 배럴에서 묵었다는 흔적이 출현해주는 양상입니다.


개인적으로 엘더베리를 가지고 홈브루잉 맥주를 양조한 적은 있어서

나름 익숙한 재료기는 한데, 엘더베리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보이는

Cascade Elderberry 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마시고 나면 남는 약간의 타닌감과 나무 배럴(Oak)의 맛,

그리고 조금의 먼지(Musty)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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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찐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