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맥주의 기본 정신인 맥주 순수령(Reinheitsgebot)에
전면적으로 반기를 든.. 일명 '브란덴부르크 맥주 전쟁' 의
주인공인 '노이첼러 슈바르츠 압트' 맥주입니다.
맥주 순수령을 둘러싼 전쟁은 1990년 독일이 통일되면서 시작됩니다.
1993년 '노이첼러 클로스터 브로이' 를 인수하여 운영하던
Helmut Fritsche 라는 양조가는 독일 연방정부로부터
그가 생산하는 Schwarzbier 에 설탕시럽을 첨가하는 행위는
맥주 순수령에 어긋나기에 맥주(Bier)라고 불릴 수 없으니
설탕을 넣지 말던가, 맥주라고 칭하지 말 것을 권고받았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Neuzeller Kloster Bräu 의 맥주 -
Neuzeller Kloster Bräu Porter (노이첼러 클로스터 브로이 포터) - 7.2% - 2013.01.29
그러나 Helmut Fritsche 는 Neuzeller Kloster 양조장의 근본인
수도원이 이미 16세기부터 슈바르츠비어에 설탕을 첨가하였기에
옛 레시피를 따른 것일 뿐이라며 바꿀 수 없다며 항소하였고,
10년간의 법정 공방을 통해 내려진 결과는 Helmut Fritsche 에게
독일 연방 행정부가 20,000 유로의 배상할 것을 판결내렸으며,
그의 슈바르츠비어가 '맥주' 로서 불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10년간의 법정 공방 기간에는 Bier 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슈바르처 압트(Schwarzer Abt)라는 이름이 대신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Bier 라는 문구를 라벨에 삽입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러나 치열했던 법정 공방이 끝난지가 딱 10년이 된 2013년의
'슈바르처 압트' 의 전면 라벨에는 bier 라는 표현이 없는 상황입니다.
색상은 부정할 수 없는 검은색에 맑은 배경을 띄고 있었으며,
거품의 생성력이나 유지력은 나름 괜찮은편에 속합니다.
향은 이전의 '노이첼러 포터' 에서 접했던 향과 비슷했는데,
포터와 슈바르츠는 같은 홉을 사용한(Sazz or Lublin) 것으로 보이지만
포터(Porter)보다는 은은하거나 무딘 세기로 피어올랐습니다.
검은 맥아 특유의 스모키함이나 그을린 듯한 냄새는 없었으나
달작지근한 맥아향과 비스킷/빵스러운 고소함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약간의 커피와 흡사한 향기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알콜 도수 3.9% 치고는 묵직한 맥아의 질감과 무게감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3.9% 라는 상대적인 비교에서 무거운편이지,
절대적인 면에서는 마시기 편하고 매끄러운 맥주였네요.
'노이첼러 슈바르츠비어' 를 마셨을 때 가장 먼저 접하는 맛은
맥아적인 맛(Malty)으로 강한 탄 맛이라기보다는
아련한 커피 맛과 분유스러운 단 맛에 고소함이 더해졌습니다.
단 맛의 파워는 맥주를 마시고 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남는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홉의 죽지않고 애써 균형을 맞주어주는데,
체코 필스너들에서 주로 보이는 쓴 맛과 약초같은 맛이 있는 홉으로
역시 발틱 포터(Baltic Porter)류에서 주로 접하던 맛이었습니다.
중점적인 맛인 맥아와 홉의 비중은 65:35 정도 판단했으며,
앞서서 슈바르츠비어의 특징에 관해 장황하게 설명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맥아적인 단 맛(Malty Sweet)이 강했습니다.
조금만 더 맥아 맛이 강하거나 홉의 맛이 약했다면
'라우짓처 포터' 의 안 좋은 기억이 재현될 뻔했습니다.
BJCP 의 카테고리는 가이드라인일 뿐, 개별 양조장의 성향에 따라
맥주의 스타일 정도를 꼭 지키는 법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