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별 맥주들/미국

Ballast Point Sea Monster (밸러스트 포인트 씨 몬스터) - 10.0%

by 살찐돼지 2014. 9. 20.


물고기의 이름으로 맥주의 명칭을 지정하는 것이 관습인

미국의 밸러스트 포인트(Ballast Point) 양조장으로

씨 몬스터(Sea Monster)는 말 그대로 바다 괴물로 해석되는 녀석입니다.


겉 표지에 그려진 바다 괴물의 이미지를 보면 얕은 바다가 아닌

심해에서나 목격할 법한 시력이 나쁜 고약하게 생긴 물고기가 있는데,


심해가 주는 이미지인 어둡고 깊고, 중력의 압박감으로 인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 맥주로 치면


왠만큼 다양한 맥주에 단련된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견뎌내기 힘든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와 닮아

심해의 바다 괴물을 메인 모델로 선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밸러스트 포인트(Ballast Point)의 맥주들 -

Ballast Point Calico Amber Ale (밸러스트 포인트 칼리코 엠버 에일) - 5.5% - 2013.09.07

Ballast Point Fathom IPL (밸러스트 포인트 패덤 IPL) - 7.0% - 2014.05.25


씨 몬스터(Sea Monster)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스타일의 맥주이지만

더 엄밀히 보면 귀리(Oat)가 들어가 임페리얼 오트밀 스타우트가 됩니다.

(임페리얼 오트밀 스타우트라는 공인된 스타일이 아직은 없기에..)


  밸러스트 포인트 양조장에서도 조차 임페리얼 스타우트의

짐승(Beast)라고 표현하는 씨 몬스터 맥주로,


임페리얼 스타우트들 가운데서도 온건파가 있고 과격파가 있다면

씨 몬스터는 과격파에 속하는 제품으로 매우 강건하고

맛이 공격적이며 부담이 좀 되기에 쉽사리 마시기 어렵더군요.


같은 미국의 올드 라스푸틴(Old Rasputin)과 비교한다면

알코올 도수는 씨 몬스터가 불과 1% 만이 더 높은 수준이지만

미각에 전달되는 부담은 단순 수치로 견주기 힘듭니다.


이런 짐승같은 바다 괴물 맥주는 10.0%나 되면서

작은 병은 없고 650ml 의 큰 병으로만 판매되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그냥 씨 몬스터와 함께 마무리한다고 생각해야겠습니다.



검정색을 띄며 갈색 거품은 풍성하게 형성됩니다.

거품의 유지력도 매우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코코아와 유사한 향기와 함께 잘 구워진 토스트,

곡물 등의 고소함도 가미되었고, 검붉은 과일류인

자두나 커런트 계열의 향기도 코에 닿았습니다.


알코올의 향기도 어느정도 분포했고  

흙과 코코아, 커피 등이 결합된 향이 강해서

향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게 느껴집니다.


탄산감은 아주 없지는 않지만 탄산기는 느낄 수 있고

입에 닿는 느낌은 질고 걸쭉하며 목에 걸립니다.

쉽게 넘어가는 액체의 감이 아니라고 생각되었고,

천천히 마실 수 밖에 없는 맥주의 전형이라고 봅니다.


검은 맥아의 스모키함과 탄 듯한 맛과 더불어서, 당밀과 함께

어두운 카라멜 맥아류에서 나오는 검붉은 과일 맛이 혼재합니다.


단 맛은 예상했던 대로 강한편이어서 특별한 건 없었지만

홉(Hop)이나 맥아 쪽에서 기인했을거라고 보여지는

특유의 시큼함과 약간의 산미가 중후반 이후에 도드라집니다.


알코올의 느낌도 제법 있기에 술 마신다는 느낌이 들며

홉의 씁쓸함이 입에 지속적으로 남아주지는 않지만

간헐적으로 나타나서 존재감을 드러내었습니다.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마시면 보통 검은 맥아의 로스팅 된 맛과 함께

홉의 Spicy, 알싸함 등등이 중점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인데,


씨 몬스터는 마시면 입안을 짓누르는 걸쭉함 진함과 함께

검붉은 과일의 절은 단 맛과 시큼함이 더 각인되었고,

알코올의 파워도 무시못할 수준이었기에 그냥 마시기 힘듭니다.


씨 몬스터(Sea Monster) 한 병을 비우는 일은 상당한

난이도를 요하는 일입니다. 아.. 힘들군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