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벨헤이븐(Belhaven)은 세계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
스코틀랜드식 맥주 양조를 이뤄내고 있는 대표적 양조장입니다.
약 4년전 스코티쉬 스타우트(Scottish Stout)라는 제품을
리뷰한 적이 있고, 오늘 리뷰하는 스코티쉬 오트 스타우트와는
공교롭게도 오트(Oat)가 들어가는게 다르것만 다를 뿐
알코올 도수나 스타우트(Stout)라는 점은 같으나
아무튼 맥주 양조에 있어서 오트(귀리)가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둘을 같은 맥주라고 여기는 건 아닌 듯 보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벨헤이븐(Belhaven) 양조장의 맥주들 -
Belhaven Scottish Stout (벨헤이븐 스코티쉬 스타우트) - 7.0% - 2011.08.11
Belhaven Wee Heavy (벨헤이븐 위 헤비) - 6.5% - 2012.04.24
Belhaven Scottish Ale (벨헤이븐 스코티쉬 에일) - 5.2% - 2012.11.12
Belhaven St. Andrews Ale (벨헤이븐 세인트 앤드류스 에일) - 4.6% - 2013.11.13
맥주에 귀리(Oat)가 들어가게 되면 기본적으로 맥주가 가진
점성이 진득해지며 무게측면에도 상승효과를 불러옵니다.
맛의 부분에서도 귀리가 가진 마치 오트밀 죽을 먹는 듯한
고소한 맛이 검은 맥아의 풍미 사이사이에 노출되게 되죠.
그래서 스타우트의 하위분류에 있어 오트밀 스타우트라는
제품들은 독립적인 스타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오트밀의 특성은 스코틀랜드 맥주 성향 자체가 상당히
맥아적이고(Malty) 진득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괴리감 없이 맥주 특성에 잘 어울릴 재료라고 봅니다.
색상은 이견의 여지 없이 검은색을 띕니다.
거품은 아주 두텁진 않지만 얇게 쭉 유지되네요.
향은 스타우트(Stout)의 검은 맥아의 주요한 향기인
탄 내와 감초 냄새가 나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간장 같다고 여겨질만한 향도 가득했습니다.
약간의 설탕이나 검붉은 건과일 내도 풍겼습니다.
탄산은 거의 없는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입에 닿는 느낌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묵직하고 매끄러운 질감에 찰진 감도 있네요.
마시는데 큰 부담을 주는 맥주는 전혀 아니고
안정감과 만족감을 전달받기에 딱 좋은 정도입니다.
검은 맥아의 탄 맛이나 커피 원두를 씹은 맛 등이
원초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감초나 민트,
간장 등등의 다소 짭쪼름한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검붉은 계 과일과 같은 맛이 더해져
마치 어린이 감기약스러운 풍미도 비슷하게 전달되었고,
단 맛이 좀 사라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초컬릿이나
은은한 커피, 고소한 귀리의 곡물 맛 등이 포착됩니다.
맛 자체로는 조금 가리워져있던 홉의 존재감은
후반부에 남는 씁쓸함의 여운 정도로 감지되네요.
개인적인 평으로는 단순하고 직선적인 맥주가 아닌
상당히 복잡한 전개로 맛이 펼쳐지던 맥주였습니다.
단 맛은 없던 채로 검은 맥아 맛이 강한 Dry Stout 가 아니라
오트밀 스타우트의 귀리적인 느낌에 스카치 에일류의
당밀이나 효모 느낌, 홉의 감초-민트스러운 Earthy 가 있고,
알코올 도수는 7%로 잡아서 아주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꽉찬 맛(Full-Flavor)을 내기에 알맞게 설계된 듯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