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후 오랜만에 다시 리뷰하게된
영국 출신의 맥주로, 정확히는 스코틀랜드의 출신인
벨하벤(Belhaven) 양조장의 '스코티쉬 스타우트' 입니다.
잉글랜드 접경과 가까운 Dunbar 란 곳에서
1719년 설립된 벨하벤 양조장은 2005년까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독립양조장이었지만,
2005년 영국의 그린킹(Greene King) 그룹에
넘어가면서 독립적 형태를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약 300년 가까이 전통을 지켜오던 브루어리답게,
스코틀랜드만의 개성있는 맥주들을 생산했었습니다.
'Wee heavy' 라고도 불리는 스카치 에일의 강화버전이나,
스타우트, 브라운 에일등도 정식 목록에 있을정도로 판도가 넓었습니다.
하지만 인수당한 후인 현재는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종류가
겨우 7종류밖에 되지 않을정도로 축소되었고,
오늘 소개하는 '스코티쉬 스타우트' 는 벨하벤 홈페이지의
Our Beers 목록에 소개되어지지도 않더군요.
2~3년 전에 한국에도 몇몇 바들에서 유통되던 벨하벤으로,
대충 이름이 기억나는 벨하벤의 맥주가 3종류인데,
그것들도 Our Beers 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영국에 체류할 당시에도 벨하벤을 한 번도 보지 못했었지만,
지인을 통해 선물받아 이렇게라도 만나니 반갑네요.
검은색을 띄고있던 벨하벤의 스코티쉬는
약간 자극적인 맛과 함께 부드러운 풍미를 지녔습니다.
향을 맡아보면 로스팅된 맥아의 탄내 비슷한 향과 함께,
살짝 코를 찌르는 쌉싸래한 홉의 향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거품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짙고 질게 일었으며 맥주의 점성 또한 질었고
부드러운 입에 닿는 감촉과 함께 깊고 가라앉은 풍미를 선사해줍니다.
고(High)도수의 스타우트를 오랜만에 시음하는터라 더 그런 듯 싶습니다.
사실상 탄산의 존재감은 정말 미약했던 맥주이지만,
'기네스 드래프트' 와 같은 크리미한 특징은 없었습니다.
맛은 상당히 복합적이면서 각각의 개성이 돌출되었는데,
처음에는 맥아에서 비롯한 건포도같은 과일 맛이 우세하다가,
점차 스타우트의 근본인 쌉싸름한 탄 맛으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맥주를 목 넘기면 입안에 남는 건포도 같은 맛이
은근히 자극적이게 짭잘하게 신맛이 있어서
자칫하면 후반부의 탄 맛과 홉의 쓴 맛을 못 느끼기도 했습니다.
과일 맛의 자극적임때문에 브리튼 출신의 스타우트같은 성향보다는,
벨기에식의 Dubbel 이나 독일의 Bock 과 같았던 제품으로
제가 기대했던 맛은 내주지 못했던 벨하벤의 '스코티쉬 스타우트'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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