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길이 때론 너무 길어 지치곤 하는 벨게에 출신의
달팽이(Caracole)양조장으로 근래 맥주들이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시음하는 카라콜(Caracole) 맥주는 양조장 명칭과
동명의 맥주로, 이를 통해 카라콜 양조장의 중심 맥주이자
얼굴이 되는 대표 맥주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확인 가능합니다.
어느 양조장이든간에 No.1 맥주를 대충 만들리는 없다고 보는데,
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가장 널리 알려질 이 맥주를 통해
사람들이 카라콜 양조장의 성향이나 실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카라콜(Carocole) 양조장의 맥주 -
Nostradamus (노스트라다무스) - 9.0% - 2013.03.18
우리나라에는 현재 카라콜(Caracole)이라는 이름으로 판매중이고
전면 라벨에도 Caracole 이외에는 아무 표시도 없긴 하지만,
이 맥주의 정식 명칭은 La Caracole Ambrée(Amber) 입니다.
사실 엠버(Amber) 하나 들어간 특별할 것 없는 풀 네임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벨기에 맥주에서는 Ambrée 라는 표현이 흔하지 않고
크릭(Kriek)이나 플랜더스 레드(Flanders Red) 등의 Sour 계열을 제외하면
에일 효모로 만든 맥주에는 엠버(Ambrée)에 속하는 맥주가 드물더군요.
깊은 금색(Deep Gold)나 갈색쪽으로 갈라지지 ESB 와 같은
붉은 계열/호박 색 계열의 맥주는 많지가 않은게 확인됩니다.
프랑스의 비에흐 드 가르드(Bière de Garde)에 엠버(Ambrée)가 있기는 합니다만.
카라콜(Caracole) 맥주를 따라 놓은 위의 이미지를 확인하니
이 맥주도 이름은 엠버여도 깊은 금색에 가까운 것 같은데,
아무튼 직접 마셔보면 그 성향을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밝은 호박(Amber)색이나 깊은 금색(Deep Gold)에 걸치며
약간 성긴 느낌의 거품은 풍성하게 형성되며 유지도 잘 됩니다.
후추나 민트 등의 알싸함과 청사과 배와 같은 상쾌하고
새콤한 과일 향이 함께 어울러져서 나타났습니다.
약간 녹인 캔디와 같은 향이나 카라멜도 감지가 됩니다.
탄산감은 어느정도 자리잡고 있는게 입 안에서 느껴지며
깔끔하고 연하며 가벼운 질감 무게감까지는 아니고
어느정도의 무게감이 전달되는 중간(Medium Body)입니다.
마시다보면 부드럽고 거품과 함께 마시면 크리미까지 엿보입니다.
아무래도 벨기에 에일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맛의 진행은
향신료 등의 Spicy 와 과일(사과,배,오렌지) 등의 결합으로 갑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벨기에 에일들에 비해서 특별할 건 없었지만
벨기에적인 맛이 조금씩 약화되어가면 약하기는 하지만
토스트스러운 고소한 맛과 살짝 투박한 곡물 풍미가 와닿습니다.
이러한 맛들 때문인지 과일 일변도의 맥주 같지는 않았고
화사하거나 우아한 쪽 느낌보다는 다소 거친 면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마셨던 바바(Barbar,8.0%)와 비교해본다면
색상이 조금 더 짙어진 만큼 비스킷/토스티드(Toasted) 맥아 계열이
조금 더 들어간 결과가 카라콜과 같은 맛을 야기한 것 같더군요.
벨기에 쪽에서는 다소 개성있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벨지안 페일 에일(Belgian Pale Ale)에 가까운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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