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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네덜란드

De Molen Blikken & Blozen (데 몰렌 블리켄 & 블로젠) - 8.5%

by 살찐돼지 2013. 4. 3.

 

 

2년 전 폭탄 & 수류탄으로 소개한 이후 오랜만에 다시 다루는

네덜란드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데 몰렌(De Molen)으로

이번에 소개하는 맥주는 Blikken & Blozen 이라는 제품입니다.

 

네덜란드어 번역기를 돌려서 의미를 확인한 결과

Blikken 은 캔(Can)을 의미하고 Blozen 은 홍조를 뜻하던데,

지난번의 폭탄 & 수류탄만큼 의미가 명확히 와닿지는 않습니다.

 

Strong Saison, 혹은 American Saison 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벨기에 농가식 에일인 세종(Saison)을 미국화 한 것으로

여기서 말하는 미국화란 높은 IBU(쓴 맛의 수치)와

미국 홉 특유의 시트러스함이 적용됨을 의미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데 몰렌(De Molen) 양조장의 맥주 -

Bommen & Granaten (봄멘 & 크라나텐) - 15.2% - 2011.01.20

 

 

Blikken & Blozen 에는 오로지 미국 홉만 투입된 건 아니고

체코 출신의 노블 홉(Hop)인 자츠(Saaz)도 사용되었는데,

 

자츠(Saaz)는 체코 필스너 용 홉으로도 유명하지만 

많은 벨기에 에일전문 양조장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종의 홉이죠.

 

Blikken & Blozen는 자츠와 시트라(Citra), 아마릴로(Amarillo) 홉 구성으로

뭔가 비효율적이게도 자츠(Saaz)를 쓴 맛을 창출하는 비터링용 사용했고

아마릴로와 시트라로 드라이 홉핑(Dry Hopping)을 감행했습니다.

 

아마릴로와 시트라가 향을 뽑아내기위한 '드라이 홉핑' 용도로

사용되어진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만..

쓴 맛보다는 향이 중점화 된 자츠(Saaz)를 사용하는 것은,

 

비유를하자면 잘 던지던 좌완투수를 좌타자가 나왔는데

우완투수로 교체해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특이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뭐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니까 '데 몰렌'이 이렇게 제작한 것이겠죠~ 

 

 

매우매우 탁한 구리색-황토색 색상에 부유하는 효모가

마치 은하수와 같은 형태로 보일정도입니다.

 

향은 발군의 아메리칸 홉의 특징을 뽐내고 있었는데,

시트라(Citra)라는 홉의 이름처럼 상당한 Citrus 함에

오렌지 망고 등의 열대 과일과 같은 달고 상큼함이 전해집니다.

 

세종(Saison) 효모의 향은 아메리칸 홉의 묻힌건지

별 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탄산량은 많이 분포한 편이라서 청량감을 느낄 수 있고

입에 닿는 느낌이나 질감 등은 나름 맥아적인 걸쭉하고 질긴 점성이나

탄산감이 전제척인 분위기나 무게감을 낮춰주고 있습니다.

8.5% 임에도 여느 세종(Saison)처럼 가볍게 마시기는 좋습니다.

 

맛이 상당히 복잡한데, 마치 각각 다른 맛들이 서로 튀려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현장이었다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아메리칸 홉의 시트러스함은 유감없이 발휘되어

오렌지, 망고, 레몬 등등의 과일맛을 뿜어냈지만

더불어 매우 투박한 건초나 풀, 맛 등을 선사했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많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뭔가 스모키하게 다가오는 그을린 카라멜 맛이 전달됩니다.

 

게다가 알콜성 맛이 찾아왔으며 청사과나 배와 같은

벨기에 세종(Saison) 효모의 맛이 드러났습니다.

은근한 후추, 깻잎과 같은 매운(Spicy) 맛도 포착되네요.

끝으로는 미량의 홉의 씁쓸함이 희미하게 퍼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자가 맥주 양조스러웠던 맥주로

다듬어지지 않은 맛이, 뭔가 불협화음을 일으키는게

 마치 제가 예전에 만들었던 세종과 흡사한 느낌이었습니다.

 

맛 만큼은 정말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처럼

낙차가 크고 쉴새없이 무언가가 저를 자극해서 재미는 있지만..

이정도는 국내의 실력있는 홈브루어들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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