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이고 무난한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의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오다가 최근 흥미로운게 들어왔습니다.
우키 잭(Wookey Jack)이라고 불리는 제품으로
블랙 라이(Black Rye) IPA 에 속하는 맥주입니다.
Black Rye IPA 는 공인된 맥주 스타일은 아니며,
Black IPA 기반에 호밀(Rye)을 넣은 형태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의 맥주들 -
Firestone Walker Union Jack IPA (파이어스톤 워커 유니언 잭 IPA) - 7.5% - 2013.05.09
비율까지는 아니지만 어떤 재료가 사용되었는지
친절하게 홈페이지에 공개된 Wookey Jack 입니다.
페일 에일 맥아와 호밀/카라멜화 된 호밀이 쓰였습니다.
미국 맥아 회사 Briess 의 Midnight Wheat 과
독일 Weyermann 의 De-bittered Black 이 쓰였는데,
이들은 홈브루어들에게도 익숙한 맥아들로
스타우트에 사용되는 검은 맥아들과는 다르게
쓴 맛과 탄 맛이 적은 검은 맥아들인지라
Black IPA 제작에 용이한 핵심적 재료들입니다.
홉은 쓴 맛(Bittering)에는 독일산 매그넘(Magnum)이,
맛과 향 그리고 드라이 홉핑(Dry Hopping) 단계에는
시트라(Citra)와 아마릴로(Amarillo)가 쓰였습니다.
시트라와 아마릴로는 미국을 비롯한 크래프트 맥주를
자주 시음하시는 분들께는 나름 낯 익은 홉들일 겁니다.
도수는 일반적인 아메리칸 IPA 들보다는 높은 편이고,
임페리얼 IPA 계열치고는 살짝 낮은 축에 속합니다.
현재 Black IPA 제품이 국내에 많지 않은 가운데
미국 Black IPA 의 대표작들 중 하나로 꼽히는
Wookey Jack 의 등장은 반가울 수 밖에 없네요.
색상은 어두운 갈색도 아닌 검은 색입니다.
첫 향은 홉(Hop)에서 나온 새콤한 향으로
레몬이나 감귤, 오렌지, 망고 등이 연상되지만
이 홉들이 사용된 아메리칸 IPA 류와는 다르게
코를 찌를 정도로 상큼 짜릿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검은 맥아의 향때문에 그런 듯 한데,
약간의 재(Ash)나 에스프레소 등의 향이 있어
홉이 우세하긴하나 상큼함은 조금 줄은 느낌입니다.
호밀(Rye)이 향이 강하진 않은 재료며, 홉에 가린듯 합니다.
탄산은 없지는 않지만 있어도 무딘 탄산감입니다.
8.3%라는 알코올 도수 치고는 약간 가볍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무게감이었다 보지만
의식적으로 호밀의 진득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그렇다한들 Full-Body 의 끈적함과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새콤한 홉 맛이 있지만 향에서 기록했듯이
마냥 홉(Hop)이 단독 주연인 양상은 아닙니다.
약간의 카라멜 맛과 은근한 로스팅 맛,
단 맛 없는 초컬릿과 감초같은 맛도 납니다.
생각보다는 검은 맥아의 씁쓸한 맛이 있네요.
호밀의 맛도 향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있는데,
홉을 뚫고 중간중간 나타나는 알싸함과
은은하게 곡물 느낌 등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씁쓸한 홉의 여운과 맥아 맛 등이 나타나는데,
개인적으로 익숙한 맛으로 몇몇 홈브루어들이
시트러스 계열 홉 + 검은색의 에일을 시도했을 때,
주로 나타나는 특성을 지닌 터라 그렇습니다.
취향에 따라 약간 호불호가 갈릴듯한 맥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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