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식 에일맥주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브랜드인
카스틸(Kasteel)은 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지만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 그곳에서 만나기 쉬운 레페(Leffe)에
버금갈 정도로 매우 널리 퍼져있는 맥주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카스틸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5 가지의 맥주들이 전부 수입이 된 상태이며,
그들 가운데 재작년즈음부터 먼저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루즈(Rouge)나 동커(Donker) 등은 대형마트에서도 발견됩니다.
- 블로그에 소개된 카스틸(Kasteel) 브랜드의 맥주들 -
Kasteel Rouge (카스틸 루즈) - 8.0% - 2012.12.03
Kasteel Cuvée du Chateau (카스틸 꾸베 드 샤또) - 11.0% - 2014.09.21
친근한 벨기에 맥주 브랜드 카스틸(Kasteel)의 5 종 중에서
가장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은 오늘의 블론드(Blond)입니다.
벨기에식 블론드 스타일을 지향하는 맥주로, 벨기에 블론드는
맥아적인 파워가 그리 강하지 않으면서 홉도 거세지 않은,
전반적으로 유순하면서 밝은 캐릭터에 벨기에 효모의
과일스러운 맛이 기분좋게 나타나는 스타일입니다.
레페(Leffe)나 그림버겐(Grimbergen) 등의 대중적 브랜드들도
블론드는 타입의 맥주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영국/미국의 대중적 크래프트 계열 양조장들이
페일 에일을 우선적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말이죠.
약간의 녹색빛이 도는 금색, 맑은 축에 가깝습니다.
거품은 탄산의 도움으로 따를 시에는 많이 생기나
따르고 난 후에는 길고 오래남는다는 느낌은 없네요.
달콤한 향이 주를 이룹니다. 효모와 맥아의 향으로
캔디나 꿀 등을 연상케하는 밝은 색 카라멜 맥아 향에
효모에서 나오는 소량의 페놀과 바나나 등이 감지됩니다.
탄산은 식도로 넘길 때 따갑진 않으나 분명 있는 편이며
맥주의 무게감 자체는 가볍고 마시기 매우 편합니다.
다만 입에 닿는 느낌이 꿀물처럼 진득,부드러운 경향이 있네요.
향에서는 달콤한 향이 압도적으로 풍겨났었지만
맛을 보면 향에서 접했던 것 만큼 단 맛이 강하진 않습니다.
매우 깔끔하고 담백함(Dry)을 추구하는 타입의 맥주라
입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단 맛을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냥 향에서 접했던 느낌 정도만 스쳐지나가는 양상이었죠.
깨끗하고 청량함이 사는 와중에 그래도 효모에서 나오는
후추나 페놀과 같은 알싸함(Spicy)과 약간의 씁쓸함이 있고
입 맛을 다시면 다시 꿀이나 캔디 등의 단 맛이 되새겨지네요.
자칫하면 심심한 맥주가 될 뻔한 것에선 벗어나긴 했습니다.
몇몇 블론드 에일은 발효시 단 맛을 남겨서 매우 진득하고
풍부한 쪽으로 설계하는 반면, 오늘의 카스틸 블론드는
반대로 깔끔하고 개운해서 마시기 편함을 근간으로 삼고
그 안에서 효모나 맥아적인 단 맛의 여운을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블론드 에일도 단 맛이 남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되며
브랜드에 따라 그 성향이 갈라질 수 있는데, 여러 블론드를 접해본 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잘 맞는 것을 선택하고 꾸준히 즐기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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