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 겨울치고는 따뜻했던 기온이 쭉 유지되었었지만
오늘부터 기온이 뚝 떨어져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겨울 기후에 어울릴만한 맥주를
오늘 시음해보려고 꺼냈는데, 바로 도펠복(Doppelbock)입니다.
도펠복(Doppelbock)은 독일에서 만드는 맥주 스타일로
본래는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만들던 맥주들이었습니다.
높은 도수와 높은 당도 등을 갖추었기에 사순절과 같은
금식기간에 영양보충을 위해 마셨던 맥주이기도 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크렌케럽(Krenkerup) 양조장의 맥주 -
Krenkerup Classic (크렌케럽 클래식) - 4.8% - 2015.10.29
독일식 맥주들을 주로 다루는 덴마크의 크렌케럽(Krenkerup)이
제작한 도펠 복(Doppel Bock)으로 많은 독일산 도펠복들은
도펠(Doppel)과 복(Bock)을 붙여서 한 단어로 사용하나,
크렌케럽에서는 이를 따로 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아무튼 양조장에서 밝히길 그곳의 가장 강력한 맥주로,
아이스복과 같은 얼리기나, 증류, 기타 부수적인 첨가로
도수를 올리지 않았고 정공법으로 8.3%의 맥주를 만들었다네요.
즉, 맥아의 사용만으로 8.3%의 알코올 도수를 기록했으니
맥아 사용량이 많았겠고→가격도 다소 높게 형성될 겁니다.
500ml 병에 담겼고 알코올 도수도 만만치 않은지라
겨울에 몸을 데워주는 Winter warmer 로는 탁월할 것 같네요.
현재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되는 제품은 아닙니다.
상당히 맑아서 외관상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색상은 생각보다 밝은 계열으로 확인됩니다.
짙은 구리색이나 밝은 호박(Amber)으로 보입니다.
도펠복(Doppelbock)이라는 독일 맥주 스타일이
맥아적인 성향(Malty)이 위주로 되는 것 만큼,
향에서도 맥아에서 나오는 고소함과 단 내가 있습니다.
잘 구워진 빵이나 비스킷, 카라멜, 은근하게 나오는
검붉은 건과일계의 향이 가장 먼저 감지되었습니다.
이후 홉(Hop)에서 기인하는 듯한 풀(Grass)내가 있지만
코를 찌르는 풀내보다는 아늑한 풀내였습니다.
탄산은 있지만 무딘편이어서 스타일에 어울립니다.
맥주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수더분한 편으로,
무겁거나 씹히는 질감은 아니어서 마시기 어렵진 않습니다.
자꾸 마셔서 적응하다보면 되려 편한감도 듭니다.
느낌만 보면 달달함의 극치를 보여줄 것 같았던
도펠복(Doppelbock)이었지만 실제로 경험한 바로는
생각보다 달지 않고 필요한 맛들만 잘 분포해 있습니다.
향에서 언급했던 요소들인 곡물 빵과 카라멜, 검붉은 과일 맛들이 있고,
커피는 아니지만 살짝 로스팅된 견과나 밤과 같은 맛도 슬쩍 드러납니다.
그리고 많지 않은 정도의 어두운 색 그을린 설탕 같은 맛도 나며,
이후로는 담백한 빵 맛으로 다시 선회하여 맛이 삼삼하게 끝납니다.
맛의 파괴력 자체는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은 편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도펠복치고 음용성이 좋았으며,
그럼에도 불구 딱히 빈 맛이 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의적절할 때 마셔서 그런지 플러스 요소가 더 있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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