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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아일랜드

Murphy's Irish Red (머피스 아이리쉬 레드) - 5.0%

by 살찐돼지 2013. 3. 28.

 

독일에 있으면서 요즘은 마시는 맥주가 비슷한 것 같아

뭔가 색다른 맥주를 접하고픈 욕구가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하게 된 맥주가 아이리쉬(Irish) 맥주로

머피스 아이리쉬 레드(Murph's Irish Red)입니다.

 

머피스(Murphy's)브랜드는 아직 국내에는 소개되진 않은제품으로

만들어진 곳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하이네켄 브루어리입니다.

 

이럴때는 맥주의 국적이 아일랜드인지 네덜란드인지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그래도 브랜드가 아일랜드에서 탄생한 것이니 아일랜드 국적으로해야겠죠.

 

 

머피스(Murphy's)는 1856년 아일랜드 남부해안의

Cork 라는 현재 인구 약 12만명의 항구도시에 설립되었습니다.

 

출범당시는 Lady's Well Brewery 이라는 이름이었고

약 130년동안 그 이름을 가지고선 맥주를 양조했었지만..

1983년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그룹에 인수당하면서

본래의 이름을 잃고 Murphy 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었다고합니다.

 

머피(Murphy)라는 브랜드로 나오는 맥주는 단 두 종류로

아이리쉬 스타우트(Irish Stout) 와 오늘 소개하는 Irish Red 로서

하이네켄은 Lady's Well 양조장을 인수한 후 외국에 수출목적으로

'머피스아이리쉬 레드'의 생산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겼다합니다.

 

희한한 사실은 BJCP 에서는 이 맥주를 라거로 특별표기했고,

BA 와 RB 에서는 Irish Red Ale 로 지정해놓았습니다.

그 진위는 직접 마셔본 후에 알 수 있을 것 같으나..

 

후면 라벨의 Refreshment, Thirst quenching 이란 표현들에서

제가 바라던 '아이리쉬 레드' 가 아닐 것 같다는 기분이듭니다..  

 

 

색상은 투명한 배경을가진 호박색, 붉은 갈색이 확인되며

향은 맥아적인 카라멜 향과 약간의 토스트스런 내음에

미량의 로스팅된 향도 있지만 홉의 향기는 못 느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현실로 다가온 때는 그리 멀지 않았는데,

마시는 순간 '아.. 라거!' 라는 깨달음이 바로 찾아올 정도로

강한 탄산감을 가져 갈증해소용으로 좋은 맥주였습니다.

 

그래도 나름 라거버전의 아이리쉬 레드(Irish Red)라고

강한 탄산감 이면에 찰진 면모를 보이려고 애쓰는게 보였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무의미했습니다.

탄산때문에 '아이리쉬 레드' 특유의 질감과 무게감이 묻힌 맥주입니다.

 

맛에서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는데.. 카라멜이나 토피(Toffee)스러운

단 맛이 깊게드리워지진 않고 중후반으로 갈 수록 약해지는게 느껴지며

로스팅된 맥아나 곡물스러운 맛도 전해져 끝맛은 상당히 담백합니다.

 

홉의 풍미는 정말 살짝만 느껴지는 정도로

느낀점을 서술하기 난감할 수준으로 미미했습니다.

 

맛은 느끼고 싶었던 Irish Red 스러움을 보유하긴했는데,

여기서도 사고뭉치는 역시 과한 탄산감이었습니다.

맛을 느끼는데 방해만 될 뿐이었네요.

 

제 판단으로는 어차피 '아이리쉬 레드' 가

음용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이걸 굳이 청량감을 꽉꽉 채워넣은 라거로서 만들어,

탄산을 빼려고 얼마나 잔을 휘휘 돌려가며 마셨는지 모르겠네요.

 

맛과 질감이내는 분위기와 과한 탄산감 사이의

부조화를 야기할 필요가 없어보이는데 말이죠..

 

어차피 청량감을 위해 맥주를 구매하는 소비자라면

Lager 화된 Irish Red 보다는 그냥 하이네켄을 택할텐데요..

탄산감만 어떻게 해결한다면 나름 고소하고 담백하게 즐길만합니다.

 

독일에서 라거를 피하고싶어서 순한 Irish Red Ale 이라고 판단해 집었더니,

청량한 라거의 끝판왕을 만나게 될줄은 몰랐네요.. 라거의 늪이 참 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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