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에 미국 피라미드(Pyramid) 양조장의
맥주들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었을 때는,
헤페바이젠과 살구가 들어간 밀맥주들로만 들어왔지만,
다시 모습을 드러낸 '피라미드' 의 맥주들을 훑어보면
홉(Hop)이 강조된 제품들 위주로 온 것 같습니다.
오늘 시음할 맥주는 예전에 시음했던 밀맥주들과 마찬가지로
양조장의 연중생산 라인업을 책임지는 '썬더헤드 IPA' 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피라미드(Pyramid) 양조장의 맥주들 -
Pyramid Apricot Ale (피라미드 애프리콧 에일) - 5.1% - 2014.12.03
Pyramid Hefeweizen (피라미드 헤페바이젠) - 5.2% - 2015.05.25
양조장의 설명에 따르면 2002년에 출시되어 시장에 충격을 준 맥주로
피라미드 양조장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썬더헤드 IPA' 의 스펙에서
특이한 점이라면 O.G 1.067, 알코올 도수 6.7 %
쓴 맛 수치(IBU) 67 IBU 로, 이상한걸로 동일성을 갖춥니다.
홈브루어들이 이 맥주를 본 떠서 만들기 위해 공유했었던
클론 레시피들을 어렵지 않게 구글에서 검색할 수가 있으며,
초창기에 나왔을 때는 콜럼버스 계열의 CTZ 홉들을 쓴 것 같은데,
지금은 바뀌어서 Nugget 홉과 Simcoe 로 맛을 내었다 합니다.
대체로 맑고 투명한 편이며 옅은 주황색을 보입니다.
카라멜이나 시럽과 같은 향이 미국 홉에서 발생한
오렌지, 송진, 솔과 같은 향기들과 버무려져 나타납니다.
2018년에 마시기에는 아주 충격적인 향은 아닙니다.
되려 정겨운 올드 스쿨 같은 느낌도 들었네요.
탄산감은 American IPA 에서는 적당한 편이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살짝 질고 끈끈한 감이 있으며,
다소 가라 앉은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합니다.
카라멜 맥아의 단 맛이 바닥에 깔리는 듯한 느낌에
홉의 송진, 풀, 감귤 등의 향이 정직하게 출현합니다.
이것저럿 뒤틀고 꼬았다는 맥주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쓴 맛이 뒤에 길게 남진 않지만 적은 여운은 있고,
개인적으로 좋았다 나쁘다를 판가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무난하고 벼락과 같은 충격을 주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미국에서 한 시절을 풍미했던 IPA 이기도하니
궁금하면 한 번 시음해 볼 것을 권하고 싶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