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애틀란타(Atlanta)에 소재한 레드 브릭(Red Brick)에서
양조한 디바인 보바인(Divine Bovine)이라는 맥주는
11월에서 2월까지 판매되는 겨울용 계절 맥주입니다.
이 맥주의 근간이 되는 맥주 스타일은 밀크 스타우트(Milk Stout)로
발효되지 않는 유당이 첨가되어 특유의 단 맛과 무게감이 상승하였습니다.
유당(Lactose)을 생산해주는 신성한 동물이 바로 소이기에
디바인 보바인(신성한 소)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소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는 인도의 문화와의 연결고리 때문에
단순히 인도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도록 디자인 한 것은 아닙니다.
차이 티(Chai Tea)를 비롯하여 인도와 밀접한 향신료들의 향연인 맥주로
카다몸, 블랙 페퍼, 고수, 코리엔더 등등 여러 향신료들이 첨가되었습니다.
이러한 컨셉은 예전에 마셨던 인드라 쿠닌드라(Indra Kunindra)와 닮았지만
오늘의 디바인 보바인(Divine Bovine)은 향신료적인 맛이 우월하기보단
적어도 밀크 스타우트의 맛에 초첨을 맞추었을거라 생각되기에
인드라 쿠닌드라가 정말로 향신료로 일관된 맵고 Spicy 한 주황색 카레라면
디바인 보바인은 휘핑 크림 등이 첨가된 부드러운 하얀 카레 쪽에 맞을 것 같네요.
색상은 검습니다. 갈색 거품은 깊진 않으나 끈끈한 유지력을 자랑합니다.
약간의 로스팅된 커피 원두 향에 이국적인 향신료 향이 있는데,
카다몸, 블랙 페퍼, 고수... 뭐 그런 류의 코를 자극하는 향이 납니다.
은근하게 차이 라떼와 같은 달콤 향긋한 유당의 향도 감지 됩니다.
확실히 향에 있어서는 인드라 쿠닌드라보다는 얌전한 편입니다.
탄산은 생각보다는 있는 편으로 조금의 터짐이 느껴지나
마시는데 있어서 크게 거슬리는 점은 없었습니다.
부드럽고 진득하며 안정적인 질감과 무게감으로
밀크 스타우트류에서 기대할만한 수준은 충분히 되었습니다.
심각하게 무겁거나 부담스러움 없이 진하고 찰진 맥주라 봅니다.
기본적으로 커피나 다크 초컬릿 등의 검은 맥아 맛이 포착되며
카라멜이나 당밀 등의 단 맛이 생각보다 길게 남진 않습니다.
홉에서 기인한 것이라 보여지는 나무, 버섯 등등에 비유되는
Earthy 한 캐릭터가 약간의 씁쓸함과 함께 존재하는 듯 했고,
중간중간에 인도 향신료의 맛이 Spicy 하게 나타나주었으나
맥주 전체의 맛을 지배한다고 여겨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조연으로 사실상 검은 맥아에 묻혀 감초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드문드문 느껴지는 향신료 맛이 마음에 들었고
밀크 스타우트의 속성도 나름 부족하지 않게 보여주는게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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