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블로그에 시음기를 올리게 된 미국의

러시안 리버(Russian River) 양조장의 맥주로,

시음할 제품은 댐네이션(Damnation)입니다.


'지옥에나 가서 살아라' 쯤되는 의미로 

매우 부정적인 뜻을 가진 이름이지만,


댐네이션 맥주의 모티브가 된 맥주가

벨기에의 악마의 맥주라 불리는 듀벨(Duvel)이라

그 전통에 맞추어 부정적 이름을 명명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러시안 리버(Russian River) 양조장의 맥주 -

Russian River Pliny the Elder (플라이니 디 엘더) - 8.0% - 2013.11.19



듀벨(Duvel)을 모델로 삼은 맥주이기에 스타일 또한

그것과 같은 벨지안 골든 스트롱에 해당합니다.


유다(Juda)루시퍼(Lucifer)리리움(Delirium) 등과 함께

BJCP 스타일 가이드라인 벨지안 골든 스트롱 편에 소개되며,


미국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상업적 예로 들어간 상품이

오늘 시음하게 될 러시안 리버 댐네이션입니다.


스타일을 충실히 따른 모범적인 맥주이기에

번뜩히는 재기나 눈에 띄는 변주는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원조라 얘기되는 듀벨(Duvel)과

여러모로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데,


현재 국내에 두 맥주 모두 수입되었고 그 판매가는

댐네이션이 듀벨에 비해 10배 가량 비싼게 눈에 띕니다.



탁한 금색, 짙은 살구색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배, 바나나, 오렌지와 같은 과일 향이 강했고

중간중간에 향신료의 알싸함도 퍼지면서

풀이나 나무류와 같은 식물 향도 납니다.


탄산기는 마시고 목으로 넘길 떄 살짝 따가웠고

그 덕에 질감과 무게감은 다소 경감된 느낌이나,

아무 묽진 않은 중간(Medium)수준은 갖췄습니다.


향과 동일한 요소들이 맛에서 나옵니다.

배, 바나나, 청사과 등과 같은 과일 맛이

 

맥아적인 단 맛은 없어 개운한 바탕안에서

알싸한 향신료 기운과 함께 발산됩니다.


꽤나 깔끔하고 담백하게 맛이 진행되기에

쓴 맛 수치(IBU)가 높지 않을 것이라 봄에도

뒷 맛에는 은근한 홉의 씁쓸함이 있고,


후반부로 갈 수록 남는것은 약간의 풀때기, 흙

그리고 알코올의 화함 정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홈브루를 많이 해본 분들은 공감할지 모르겠으나

효모회사 White Labs 의 WLP570 번 효모를

사용하면 나오는 전형적인 풍미가 존재했고,

개인적으로도 애용했던 효모였기에 익숙했습니다.


댐네이션(Damnation)은 애당초 듀벨(Duvel)에

영감을 얻어 잔기교 없이 유사하게 만든거라,


기상천외한 해석이 들어간 요즘 크래프트 맥주들에 비해,

그냥 듀벨(Duvel) 느낌이라 뭔가 익숙하고 허전할 수 있겠네요.




Posted by 살찐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