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르슈(Schorsch)는 독일 출신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로
바이에른주 북부 프랑켄지역 Oberasbach 에 위치하였습니다.
1996년 프랑켄지역의 유구한 맥주역사에 혁신을 불어넣는다는
포부로서 시작된 독일에서는 보기 드문 신생 마이크로브루어리죠.
쇼르슈(Schorsch) 양조장이 처음으로 시중에 선보인 맥주는
'Schorsch Bock 13%' 라는 이름의 도수 13도짜리 아이스 복 맥주로,
메인 맥주이자 첫 맥주가 대중적인 필스너, 바이스비어도 아닌..
적당히 크래프트정신과 대중성을 절충한 7-8%의 맥주도 아닌..
13%의 아이스 복이라는게 쇼르슈(Schorsch)의 패기를 잘 보여줍니다.
패기인지 무모함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13%의 복(Bock)이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었는지 이내 16%의 복을 만들어 냈는데,
오늘 시음하려는 Schorsch Bock 16% 이 바로 그것입니다.
Das Starkste Lagerbier Der Welt 라는 라벨 속의 수식어는
즉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라거맥주' 라는 의미를 가진 말인데,
비록 스코틀랜드의 만만치 않은 돌+I 양조장인 Brew Dog 과의
가장 센 맥주를 향한 타이틀매치덕분에 Schorsch Bock 16% 은
더 이상 세계 챔피언 자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Schorsch Bock 16% 은 쇼르슈 양조장 내에서도
도수가 낮은 것으로 정렬하면 13% Bock 바로 다음이기에
비교적 순한(???) 아이스 복(Ice Bock)이라 할 수 있죠.
지금 쇼르슈(Schorsch)에서 중간 보스급도 되지 않는 맥주를
시음하기 위해 마주하고 있는데.. 그래도 긴장되는건 어쩔 수 없네요.
색상은 틈이 별로 없는 검은색에 가까웠으며
강하게 농축된 포도,자두 등의 엑기스 향이 드러납니다.
탄산은 살짝 있는 편이지만 이내 밀고 들어오는
16% 아이스 복 맥주의 엄청난 무게감과 질감은
사실상 엔진오일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쫀득하고 가라 앉아 있으며 혀를 짓누르는 쇼르슈 복 16%은
사실상 맥주의 범주를 넘어선 느낌의 제품이었습니다.
맛에서도 우선 다행이도 16%의 도수에 비한다면
술의 맛이라는 부분에서는 많이 경감된 느낌이어서
거부감은 그나마 덜 드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흑설탕과 포도를 장시간 함께 졸여서 만들어낸 즙이나
또 은근히 후반부로 갈 수록 입에 남는 스모키함 등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맛이 상당히 단순한 편이기는 합니다.
오히려 극단적으로 강하도록 맞춰진 속성때문에
맛의 다양성이 제한되고 있는 듯 했는데,
큰 특색 없이 그냥 세기만 한 맥주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오히려 Schorsch Bock 시리즈는 도수가 더 낮은
13%의 Bock 이 더 진국일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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