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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일본

Ise Kadoya Smokey Drop (이세 카도야 스모키 드랍) - 6.0%

by 살찐돼지 2012. 4. 4.

 

일본 중부 오사카와 나고야市 사이에는 남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반도가 있는데, 그 반도에는 Ise 라는 이름의 도시가 있습니다.

 

Ise 에는 1575년부터 일본식 된장인 미소와 간장 등을 양조하는

Ise Kadoya 라는 공장이 있는데, 발효와 양조를 대대손손 해오던

Ise Kadoya 는 그 이점을 활용하여 1997년 맥주 양조장을 설립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스모키 드랍(Smokey Drop)은 Ise Micro Brewery 출신으로,

훈제된 맥아를 사용하여 만든 맥주이지만, 라벨에서 그들이 밝히고있듯이

지나친 훈연향은 자제시킨 마시기 편한 Mild Smoke Ale 입니다.

 

훈제 맥주하면 단연 밤베르크의 라우흐비어(Rauchbier)가 떠오르지만,

라우흐비어는 훈연된 맥아가 메르첸, 복과 같은 라거맥주나 바이젠에 사용되었기에,

Ise 의 스모키드랍은 '훈연' 만 같을 뿐, 스타일은 다른 제품입니다. 

 

 

Ise 지비루 양조장은 450년 가까이 이어온 성공적인 가업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업적으로는 성공하기 힘든 매우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미국의 Craft Brewery 들이 주로 하는 기발한 착상,

영국, 미국, 독일, 벨기에 등의 스타일을 넘나드는 자율성,

일본 지비루의 특징인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빚은 맥주들 등..

 

어쩌면 집에서 취미로 맥주를 만드는 자가양조자들이나

행할 수 있는 양조를 실제로 실현시키고 있는 재미있는 곳입니다.

 

페일 에일, 스타우트, 브라운 에일을 비롯한 5종이 정식 제품이며, 

감, 현미, 굴, 호밀 등의 아주 특별한 재료등을 사용한 맥주,

 람빅, 임페리얼 IPA, 복, 캘리포니아 커먼, 레드 에일 등등을

 

거의 2달에 한 번꼴로 한정판 맥주를 출시하고 있더군요.

오늘의 스모키 드랍(Smokey Drop)도 2012년 초봄 한정이네요.

 

하고싶은대로 만들고 싶은대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의 바탕에는

1575년부터 그들의 주 사업이었던 된장과 간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저도 훈제맥주를 만드는데 전용으로 쓰이는 맥아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워낙 라우흐비어의 영향력이 세기 때문에 훈제맥주 = 어두운색으로 알았는데..

 

실제 훈제 맥아는 밝은 색을 띄고 있으며, 훈제 맥아만 가지고

맥주를 만든다면 검은 색이 아닌 붉은 색이나 갈색빛을 띄게 됩니다.

 

Ise 양조장의 스모키 드랍(Smokey Drop)의 색상이 이를 잘 보여주는데,

블랙계열의 맥아를 완전히 or 거의 첨가하지 않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은 훈연향이 살아있으나, 그 향이 맥주를 지배한다는 수준까지는 아니었고,

약간은 구워진 빵이나 비스킷, 혹은 견과 같은 향기도 동반되어 나타났습니다.

 

탄산은 출석여부만 확인시켜주고 빠르게 퇴장하는 듯 하였으며,

거품은 거칠게 따르면 풍성히 일지만 특별히 부각되는 면은 없었습니다.

 

무게감은 '마시기 편할 정도'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너무 연하지도 지나치게 묵직하기도 않았다 보았으며,

 

입에 닿는 느낌과 질감에서는 매우 부드럽고 진득하여

도수 6%의 훈제 향이 나는 에일 맥주는 제격이었네요.

 

훈제 맥아에서 오는 훈연향이 라벨 설명 그대로 Mild 하며,

또 페일 에일류에서 접할 수 있는 과일과 같은 상큼함에

약간은 카라멜 스러운 맥아의 맛까지 더해진게 느껴지집니다.

 

뭔가 강력한 파괴력은 접할 수 없었던 Smokey Drop 이지만, 

주로 접할 수 있던 세 가지 맛이 제가 느끼기에는 한 40:30:30 비율로,

훈제 맛이 조금은 지배적이기는 하나, 어느하나 튀지 않게

사이좋게 어울러져 마음에 드는 하모니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슐렌케를라의 라우흐비어에서도 복, 바이젠, 메르첸 등의맥주 + 훈제의

조합을 경험했었지만, 독일식 맥주 스타일에만 국한이 되어 있었는데,

약간은 카라멜틱한 페일 에일에 훈제 조합은 저에게 흥미로웠으며

또 그 결과가 제법 마음에 들고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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