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맥주는 영국 St. Peter's Brewery 에서 출시된
Golden Ale 입니다. '성 베드로의 브루어리' 라는 이름의
이곳은 새의 몸안에 열쇠가 들어있거나 혹은 걸려있는
독특한 그림의 브루어리 심볼을 가지고 있네요.
그래도 성 피터스 브루어리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함은
뭐니뭐니해도 일반 맥주들과는 다른
진(gin) 을 주로 담는 병에 담긴것인데요,
성 피터스 브루어리에서 생산되는 모든 맥주는
납작하고 둥글게 퍼진 모양의 병에
담겨져 밖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특별한 병에서 나오는 이점때문이지,
St. Peter's Brewery 맥주들의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등산객이나 여행객들이 포켓에 넣고 다니면서
중간중간에 한 병씩 들이키는 모습이 유독 많이 보였습니다.
포켓에 넣고 다니기에는 무게가 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구하기 힘든 곳, 여행의 종점에서
주머니속에서 꺼내어 마실 때를 상상해보니
견딜만 할 것 같습니다. ~~
St. Peter's Brewery 는 독일의 외팅어(Oettinger)처럼
잉글랜드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종류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 맥주기업이었습니다.
(가격은 외팅어 처럼 저가가 아닌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성 피터스 브루어리 맥주의 라인 업중 오늘 마신 맥주는
'Golden Ale' 이라는 종류의 맥주인데,
말 그대로 황금 에일입니다.
골든 에일은 20세기 말 영국의 양조업자들이
황금색 빛깔의 라거, 필스너들에 대적하기 위하여
새롭게 만든 스타일의 에일맥주입니다.
맥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 맛이겠지만,
부차적으로는 색깔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맥주 Max의 광고를 보면 맛 보다는
색상을 비교하며 우월성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색상 또한 맥주의 이미지, 호감도를 결정짓는 잣대가 될 수 있죠.
실제로 약 150년전 필스너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황금색의 맥주를 상당히 동경했다고 합니다.
항상 붉은색, 검은색, 누런색등의 맥주만 마시다가,
때 맞추어 발명된 투명 유리글라스에 담긴
황금색 필스너 맥주는 한 시대의 유행이 되었고,
그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필스너의 출현 이후 에일맥주시장은 점점 라거 & 필스너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는데, 그에 위기감을 느낀 에일 양조업자들이
맛은 어찌 할 수 없을 지라도, 색상은 홉이나, 담금과정을 통해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발명해낸 맥주가
바로 'Golden Ale' 이라고 하는군요 ~~
필스너와 비슷한 색상을 띄고 있다고 해서
'골든에일' 이라고 했건만,
잔에 따라놓고 보니 금색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에일맥주들 중에서는 그나마 밝은 편인게 고무적이지만,
붉은초록색을 띄고 있는 이 맥주는 아무래도
에일맥주라는 태생적인 색상의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듯 보이네요.
맛 보기에 앞서 향을 맡으면, 글라스의 입구에서
홉의 향기가 진하게 피어오르는군요..
느낌에 있어서는 에일맥주 치고는 가벼운 편에 속하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으며, 탄산은 많이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맛 또한 에일 특유의 진함과 끝 마무리에서 오는
강한 쓴맛과, 텁텁함, 여운등이 있지만..
다른 에일등에 비한다면 조금 모자란 듯 싶었고,
또한 감귤과 같은 맛이 입안을 심심하지 않게는 해주는 군요.
마시고 난 뒤 돌이켜 보면 골든에일이 라거 & 필스너를 상대하기 위해
발명된 맥주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성 피터스 브루어리'의 골든에일 정도의 강도를 가진 에일이라면,
에일 맥주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끝맛의 텁텁함과 쓴맛을 극복만 할 수 있다면, 무난하게 마실 수 있을거라
개인적으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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