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북부 North Yorkshire 주의 Masham 이라는
인구 1,200명 남짓되는 마을에 위치한 브루어리
Theakston (식스턴)은 1827년
로버트 식스턴이란 사람에 의해서 설립되었습니다.
식스턴 브루어리의 Old Peculier (올드 피큘리어)는
브루어리를 대표하는 맥주로써,
1890년즈음 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000년에는 영국의 캄라(CAMRA)가 주최하는
'영국의 챔피언 겨울맥주'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Peculier 는 노르만어로 영어의 Particular 를 뜻하는 단어라 하며,
이름에 담겨진 뜻을 풀이하면
'오래된 특별한 것 혹은 오래된 명물' 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영국 맥주 앞에 '올드' 가 붙으면 올드에일이라는 종류의 에일인데,
긴 숙성을 거쳐서 만들어진 옛 방식의 에일이라고 합니다.
장기간 보관하면서 숙성시키며 마실 수 있는 에일로,
추운 겨울에 마시면 좋다고 합니다.
독일의 알트(Alt)비어역시 영어 Old 와 같은 뜻이며,
만드는 방식, 맛, 색상, 풍미등에서 여러모로 영국의 올드에일과 닮아있습니다.
지난 3월 10일 '블랙 쉽(Black Sheep)' 에일을 리뷰하였을 때,
블랙 쉽 브루어리의 소유자가 Paul Theakston 이라는 사람이라고
제 블로그에 기록한 적이 있는데,
그는 Theakston 브루어리의 창시자 Robert Theakston 의 6대손이라고 합니다.
1987년 Theakston 브루어리가 스코티쉬 & 뉴캐슬 그룹에 넘어감에따라,
그간 가업을 이어오던 Paul 은 브루어리를 떠나 4년을 유랑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새롭게 자신만의 브루어리를 설립하는데,
그것이 바로 '블랙 쉽' 브루어리였습니다.
같은 지역내에서 본래 가문의 때가 묻은 브루어리와 경쟁을 해야하는
얄궂은 운명이 되기는 하였지만, 블랙 쉽 브루어리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Theakston을 뛰어넘는
수상경력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보니 고구려를 세운 '주몽'과 비슷하다고 여겨졌는데,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여를 떠나, 각지를 떠돌다
세력을 규합하여 부여영토 바로 옆자리에 고구려를 세우고,
부여와 여러차례 전투를 벌여 승리하였으며,
결국에는 직간접적으로 부여를 쇠퇴하게 만드는..
하지만 Theakston 브루어리는 부여처럼 쇠퇴하거나
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융성하고 있으며
오히려 마트에서는 블랙 쉽 브루어리의 제품보다
Theakston 브루어리 맥주의 선택의 폭이 더 넓더군요~
스타우트로 착각할 정도인
검은색을 띄고있는 올드 피큘리어는
매우 부드럽고, 풍부하며, 무게감있는 맥주였습니다.
본래 올드 에일의 알콜도수 기본인 5.0%을 훌쩍넘는
5.6% 의 도수를 자랑하지만, 알콜맛은 크게 나지 않았으며,
홉의 쓴맛보다는 맥아의 달콤함이 더 돋보이는 맥주였습니다.
달콤하다고 해서 단 맛나는 맥주는 아니라고 느꼈고,
왠지 모르게 이 맥주는 맛보다는 입에 와닿는 느낌이 더 인상적인 맥주였습니다.
무게감 또한 상당했으며, 라벨에 적힌 Rich 라는 표현에
걸맞는 풍부함과 진득함을 가진 에일맥주입니다.
마시고 나면 약간의 향긋함이 입에 남는것도 매력적이며,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비터나 페일에일 보다는
올드에일이 저에게 좀 더 맞는 것 같았습니다.
페일에일의 향긋함 + 스타우트의 묵직함을 합친것이
올트 피큘리어(Old Peculier)의 특징이라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마신 에일들중에서
세손가락안에 들정도로 마음에 드는군요 ~~
아마 제 블로그의 맥주리뷰를 보시면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본인의 맥주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느끼셨던 분들은, 이 맥주 또한 저처럼
만족스럽게 마실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되네요~~
개인적으로 뒤셀도르프에서 마셨던 알트비어의 맛을
지금까지 마셨던 맥주들중에서 손에 꼽을정도로
제 스타일에 부합했던 맥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트비어와 닮은 꼴인 영국의 올드에일 또한
곁에 두고 자주 마시고픈 그런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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