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수입이든 국내 양조장의 제품으로든
단 하나의 상품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맥주 스타일이라 하면,
아일랜드의 아이리쉬 레드(Irish Red)가 그 범주에 포함됩니다.
'아이리쉬 레드' 스타일이 국내에 처음부터 아예 없던 것은 아닙니다.
나름 편의점-마트 4캔 만원으로 킬케니와 스미딕스가 들어간 적도 있고,
수입 크래프트 맥주에서도 이것이나 요것 등의 제품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인기가 없어 다들 오래버티지 못하고 철수하였기에
2025년에는 국내에서 Irish Red 는 멸종된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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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한국맥주교육원에서는
소위 비인기장르, 국내에서 사라진 스타일들만 모아서
시음해보는 언더독 맥주 시음회를 여러 차례 개최했습니다.
경기도 이천의 브루어리 을를 양조장의 양조책임자들이
해당 행사에 참여하여 마침 나온 아이리쉬 레드 스타일을 접했고,
이를 토대로 행사 주최자인 한국맥주교육원 원장과의 협업을 통해서
국내에 없는 아이리쉬 레드 스타일을 한정판으로나마 복원했습니다.
그 제품이 바로 오늘 시음하는 '제이미 아이리쉬 레드' 이며
출시시기가 운 좋게 올해 초봄이었기에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기념일인
세인트 페트릭 데이 와도 연관지어 판매할 수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출시시기는 3월이고 현재는 7월이라 제품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국내 유일한 Irish Red 타입이라 뜻밖의 관심을 받아 잘 판매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맑지는 않지만 엄청 탁하지도 않은 붉은 색을 발하였습니다.
고소하게 구워진 빵이나 비스킷, 토스트 등이 연상되며,
은근하게 깔리는 카라멜이나 토피와 같은 향도 좋습니다.
견과류나 누가와 같은 달고 고소함도 잔잔이 향긋하네요.
탄산감은 살짝 무딘 편으로 질소와 연관된 맥주가 많은
아이리쉬 맥주들이 이미지를 반영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평탄하고 순하고 매끄럽지만 마냥 가볍지는 않은
질감과 무게감이라 봄이나 가을과 같은 계절에 마시면
온화하고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올 법한 성질입니다.
아아리쉬 레드가 맥아-홉-효모의 맛의 원천들 가운데
맥아에 포커싱한 Malty Beer 이기에 맥주의 맛 자체도
맥아위주로 진행되어 약간의 단맛이 맴돌고 있었습니다.
향에서도 언급한 토피나 견과류가 들어간 카라멜 같았지만,
단맛이 길게 남아 물리는 단맛을 형성한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고소한 풍미가 더 남는데 통곡물 비스킷이나 빵 등으로
토스티한 맥아의 맛들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었던 맥주였습니다.
맥주 맛의 끝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이었으며
홉의 쓴맛은 없었고 홉의 맛도 특별히 사는 느낌은 아니었으나
그것이 Irish Red 스타일에서 결함이되는 요소는 아니니 문제 없습니다.
국내에서 철저하게 인기가 없는 맥아의 토스티한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는
귀한 풍미의 맥주로 충분히 만족하면서 마실 수 있었던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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