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운이 만연한 10월 중순에는 가볍고 시원한 맥주보다는
묵직하고 진득한 풍미의 맥주가 더 생각나고는 합니다.
오늘 제가 시음하는 제품도 그러한 의미에서 선택한
캐나다 앨리 캣(Alley Kat) 양조장의 엠버(Amber) 맥주로,
엠버, 즉 황갈색/호박색을 띄는 맥주라고 이름 붙여지는
일반적인 금색의 가벼운 라거보다 깊은 풍미의 맥주라고 할 수 있죠.
- 블로그에 리뷰된 앨리 캣(Alley Kat) 양조장의 맥주들 -
Alley Kat Full Moon (앨리 캣 보름달) - 5.0% - 2012.03.06
Alley Kat Brewberry Blueberry Ale (앨리 캣 브루베리 블루베리 에일) - 5.0% - 2012.05.08
Alley Kat Charlie Flint's (앨리 캣 찰리 플린츠) - 5.0% - 2012.07.04
앨리 캣이 캐나다 출신이기에 처음 이 제품을 얼핏 보았을 때는
당연히 '아메리칸 엠버' 에 속하는 맥주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앨리 캣(Alley Kat) 양조장의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이름은 엠버(Amber)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브라운(Brown)에일이며,
특히 영국 런던 스타일의 브라운 에일을 모티브로 만든 제품이라는군요.
로스팅 된 맥아와 초컬릿 맥아를 사용하여 완전 검은색 까지는 아닌
어두운 갈색 톤과 함께 구워진 고소한 맛을 부여했다고 합니다.
본래 처음 예상했던 아메리칸 엠버(Amber)는 홉(Hop)의 특성이
양조장의 성향에따라 부각되는 제품도 있을 수 있는데,
그것에 반하여 영국 브라운 에일에서는 홉을 살짝 느낄 수 있는 수준이며
전반적으로 진하고 살짝 달콤한 맥아적 특징(Malty)이 위주가 됩니다.
기대했던 맥주가 엠버 에일 → 브라운 에일로 선회되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브라운 에일도 가을에 어울리는 스타일임은 분명하죠~
색상에서는 이상적인 루비의 색을 띄고 있었으며,
상당히 맑고 영롱한 보석을 보는 듯 했습니다.
향에서는 검은색의 맥아들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로스팅된 향과 약간의 커피스러운 향이 있었으며,
더불여 소량의 꽃과 같은 내음도 감지되었네요.
생김새에 걸맞게 부드럽고 진득한 입에 닿는 느낌에
가볍고 톡 쏘는 것과는 먼, 진중하고 가라앉은 무게감입니다.
앰버/브라운을 연상하면 딱 그에 걸맞는 느낌이군요.
우선적으로 처음 접해지는 맛은 브라운적인 요소들인
로스팅 된 듯한 고소한 맛과 카라멜스런 단 맛이
아주 강하지는 않게 은근히 입에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후에는 홉(Hop)이 출현하여 살짝 씁쓸함을 남겨주던데,
미국출신 홉들처럼 입을 자극하기보다는 입안을 어루만지는
정제되고 완화된 부드러운 씁쓸함과 꽃과 같은 풍미로
자극적인 요소는 많이 배제된 브라운 에일이었습니다.
홉과 맥아의 균형적인 측면은 괜찮았습니다~
뇌리에 박힐 만한 강력함은 부족했던게 사실이지만,
참 마시기는 편하고 준수한 이미지의 맥주였다고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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