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게르는 2007년 Morten Valentin Lundsbak 와
Jacob Storm 이라는 두 친구가 의기투합하여 설립했고
2017년에 양조장 설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양조한 맥주들 중 하나가
오늘 시음하는 The Crooked Cop 입니다.
맥주에 관한 설명은 전면 라벨 왼쪽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져있는데, 막상 읽어보니 특징에 관련한
설명이라기보다는 라벨 주인공에 관한 스토리였습니다.
-블로그에 리뷰된 아마게르(Amager) 양조장의 맥주들 -
Amager The Sinner Series Greed (아마게르 더 시너 시리즈 그리드) - 4.6% - 2015.12.11
Amager The Sinner Series Lust (아마게르 더 시너 시리즈 러스트) - 9.2% - 2016.04.01
Amager The Sinner Series Wrath (아마게르 더 시너 시리즈 레스) - 6.5% - 2017.06.30
오늘 시음하는 맥주가 조금 특별한 이유는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올드 에일(Old Ale)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올드 에일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눠본다면
본래 Fresh Ale 과 Old Ale 이 섞이는 컨셉이기에
나무와 같은 텁텁함과 아주 약한 시큼함이 나오는 제품,
다른 하나는 위와 같은 맛은 없으며 스타우트과는 아니나
어두운 갈색을 띄는 맥아가 강조된 맥주들에서 엿 볼 수 있는
검붉은 과일과 진한 카라멜, 당밀 등이 나오는 제품이 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The Crooked Cop 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시음 설명들을 참고하면 후자에 가까운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맞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의 맛이라 꽤 기대가 되는군요.
완전한 흑색은 아닌 어두운 갈색에 가까웠습니다.
약한 수준의 로스팅 향과 스모키한 부분이 있지만
주가 되는 향은 아니고 오크 칩의 나무 향이 은근하며,
건포도, 졸인 흑설탕, 당밀 등등의 단 내가 위주였습니다.
견과나 빵과 같은 고소함도 슬쩍 나와주었습니다.
탄산기는 적고 무딘편이고 그게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맥아가 우선시된 타입의 9.5% 도수의 맥주이니
질감이나 무게감은 예상대로 진득하고 끈적했으며
나름 벨벳 느낌이라하는 점성으로 다가왔습니다.
향에서는 단 내가 치고 올라오는 양상이었지만
맛에서는 생각보다 단 맛이 쭉 자리잡진 않았습니다.
초반에 느껴지는 단 맛은 다크 카라멜/크리스탈 맥아에서
접할 수 있는 건포도,흑설탕,당밀 등등의 맛들이 있지만
전방위에 걸쳐 물리게 남는 단 맛은 없어 은근 개운합니다.
살짝 오크 나무 조각 같은 떫은 맛이 나왔으며,
감초와 같은 씁슬한 면모도 있었고, 산화된 쪽에서
나오는 종이나 쉐리 맛 등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떫으면서 매우 약하게 시큼하다 느낄 여지의 맛도 있었지만
후반부에는 쓴 맛이 입에 남아 여운을 주었습니다.
알코올의 느낌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오묘한 느낌의 맥주로 맥아가 강조되어 달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는 달지 않으며 건초나 감초, 삼 등등의
텁텁하면서 씁쓸한 맛과 나무(Woody) 맛이 중점된,
그러면서도 아주 살짝 찌릿한 시큼함이 존재했던 맥주네요.
오랜만에 꽤 재미있게 마셨다고 느껴지는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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