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목적으로 독일 바이에른주의 뮌헨을 여행하셨고,
조금 더 다양한 맥주들을 접해보시려 노력했던 분이시라면
이미 접해보셨을 수도 있을 맥주 '아우구스티너의 둔켈' 입니다.
1328년 뮌헨에 설립되어 뮌헨 소재의 양조장들 가운데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아우구스티너(Augustiner)는
총 여덟가지 스타일의 맥주들을 정식적으로 양조합니다.
제일 유명한 헬레스(Helles), 둔켈, 필스너, 바이스비어,
옥토버 페스트비어, 도펠 복(Dark), 헬레스 복 등이죠.
- 블로그에 포스팅된 아우구스티너(Augustiner)의 맥주들 -
Augustiner(아우구스티너) Weissbier - 5.4% - 2009.06.24
Augustiner Edelstoff Exportbier (아우구스티너 수출맥주) - 5.6% - 2009.07.16
Augustiner Lagerbier Hell (아우구스티너 라거비어 헬) - 5.2% - 2010.03.15
Augustiner Oktoberfest bier (아우구스티너 옥토버페스트 비어) - 6.0% - 2010.10.01
뮌헨에는 바이에른을 넘어 독일을 대표하는 양조장들이 많습니다.
파울라너, 학커-프쇼르, 스파텐, 뢰벤브로이, 호프브로이 등이지만,
저들 가운데 대다수가 외국계 맥주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독일내 맥주 대그룹에 속하여 독립된 형태를 유지하지는 않습니다.
대기업에 속하거나 연합의 일원이되면 마케팅, 품질관리,
새로운 시장 개척, 유통적인 부문 등에서 많은 이점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독립된 형태의 양조장은 홀로 모든 것을 이행해야하기때문에
어려움은 없지않았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존재하는데,
독립 → 독자적 정체성 → 지역 대표라는 이미지가 형성된다는 것이죠.
실제로 TV, 라디오 광고 하나 없고, 마케팅이라면 티셔츠나 머그잔을
브로이하우스나 양조장에서 판매하는게 전부인 아우구스티너지만..
여러 뮌헨의 시민들은 아우구스티너를 마지막 남은 진정한
뮌헨의 양조장으로 여기며 아우구스티너에 애정을 드러내고있죠.
제가 맥주관련 경제학을 공부한 적이 없어 전자(대그룹에 속하는 것)와
후자(독립유지)가운데 무엇이 더 실용적인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전자라고 있던 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후자라고 모두 골수 팬은 아니겠으나
많은 양조장들이 대그룹의 일원이되는 세태에서 아우구스티너와 같이
오랜 역사를 가진 독립된 양조장에서는 왠지모를 녹록치않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갈색과 고동색에 걸친 맑은 자태를 뽐내는 맥주에서는
검은 맥아의 거친 느낌은 없이 달콤한 초컬릿이나 커피,
빵이나 비스킷스러운 고소한 맥아향이 드러납니다.
약간의 허브나 꽃과 같은 홉의 향도 맡을 수 있네요.
탄산감은 존재하지만 경쾌한 청량감과는 거리가 멀며
둔켈(Dunkel)스타일에선 다소 높은 편의 도수인 5.6% 이지만..
생각보다는 가볍고 편안하게 즐기는게 가능했던 맥주입니다.
무게감은 가벼움-중간에 걸친 쪽이며, 질감도 점성이 높아
끈적이거나 크리미한 쪽보다는 묽고 연한 특징이 존재했네요.
부담감이라는 표현과는 관련이 없었던 맥주였습니다.
둔켈(Dunkel)은 맥아-홉이라는 맥주의 재료들 가운데서
맥아쪽이 더 우세한 스타일인지라.. 간혹 몇몇 둔켈을 마시면
맥아의 달달한 느낌이 지나치게 표출되는 경우가 발견되는데,
초컬릿/카라멜스러운 단 맛은 살포시 등장한 이후 퇴장하고
이후는 홉이 나타나 나름의 약초스러운 Spicy, 새콤한 풍미를 전달하여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단 맛이 그리 지배적이지않기에 사람에 따라 묽고 담백한 맛에
뭔가 허전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둔켈(Dunkel)이
자극적이고 대단한 맛의 향연을 보여주는 스타일은 아니라고보기에
과한 단 맛이나 스모키함 없이 균형잡힌 맛에 만족할 따름입니다.
혹자는 이 맥주가 동일한 양조장의 '아우구스티너 헬레스' 의
완전한 다크판이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완벽하게 동의하진 않지만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게 어떤 의미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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