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메인 모델인 커다란 참치가 인상적인
Ballast Point 양조장의 빅 아이(Big Eye) 맥주입니다.
이미 국내에 들어온지 4년 째 되는 맥주로,
개인적으로도 참 많이 마셔봤지만 시음기가 늦은건
당연히 시음기를 쓴 맥주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스컬핀(Sculpin)과 함께 Ballast Point 양조장을
이끌어가는 American IPA 의 쌍두 마차인 제품으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빅 아이' 를 더 선호하는 분도
'스컬핀' 을 더 좋아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Ballast Point 양조장의 맥주들 -
Ballast Point Calico Amber Ale (밸러스트 포인트 칼리코 엠버 에일) - 5.5% - 2013.09.07
Ballast Point Fathom IPL (밸러스트 포인트 패덤 IPL) - 7.0% - 2014.05.25
Ballast Point Dorado Double IPA (밸러스트 포인트 도라도 더블 IPA) - 10.0% - 2014.08.11
Ballast Point Sea Monster (밸러스트 포인트 씨 몬스터) - 10.0% - 2014.09.20
Ballast Point Piper Down (밸러스트 포인트 파이퍼 다운) - 5.8% - 2015.03.19
Ballast Point Even Keel (밸러스트 포인트 이븐 킬) - 3.8% - 2015.05.01
Ballast Point The Commodore (밸러스트 포인트 더 코모도어) - 6.5% - 2016.09.18
Ballast Point Black Marlin Porter (밸러스트 포인트 블랙 마린 포터) - 6.0% - 2016.12.08
홉에서 기인한 맥주의 쓴 맛 수치인 IBU 는
'빅 아이'가 '스컬핀' 보다 약 15 가량 높긴 하지만,
둘 다 Imperial 혹은 Session 계열이 아닌
일반 American IPA 이며 도수도 7% 로 동일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왜 굳이 같은 American IPA 를
양조장에서 둘 씩이나 만들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나,
스컬핀과 빅 아이의 가장 큰 차이는 홉의 품종 & 컨셉입니다.
둘 다 미국산 홉으로 맛을 낸 것은 동일하지만,
Big Eye 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 초창기/클래식 IPA 들에서
자주 보이던 홉의 구성을 간직한 맥주라 볼 수 있으며,
반면 스컬핀 IPA 는 상대적으로 최근 느낌의 신식 홉들,
열대 과일과 자몽/ 살구 등이 팡팡 터지는 품종을 사용합니다.
다른 브랜드로 비유하자면 빅 아이 IPA 는 눅진한
앤더슨 밸리 홉 오틴 IPA 와 유사한 컨셉이며,
스컬핀 IPA 는 펑크 IPA / 부쿠 IPA 와 비슷합니다.
같은 American IPA 스타일이라도 양조장 성향과
컨셉에 따라 밸런스 형 or 자극 형으로 나뉠 수 있는데,
빅 아이는 밸런스 형 IPA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탁하진 않지만 맑다는 느낌도 주지 않았습니다.
색상은 구리색에 가까우며, 연한 호박색도 띕니다.
감귤, 송진, 솔, 풀 등의 홉(Hop)의 향이 강하며,
이에 동반하는 오렌지 잼, 카라멜 등의 단 내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홉의 향기가 나름 강렬하게 다가오지만
점차 적응해가면 은근히 맥아적 단 향도 느낄 수 있네요.
탄산감은 많지 않습니다. 입에 닿는 감촉은
중간 수준, 즉 Medium Body 에 수렴합니다.
적당한 진득함과 눅눅함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홉(Hop)에서 나온 씁쓸함의 여운이 강합니다.
그에 걸맞게 홉의 맛도 적당한 레몬/감귤의 맛과
풀과 같은 느낌 약간의 나무 흙 같은 투박함도 있습니다.
송진과 같은 맛은 오렌지 잼/캔디나 카라멜 맛과
결합하여 맥주에 기본적으로 깔리는 단 맛을 제공하네요.
눅진하면서 강건한 이미지가 있는 Big Eye IPA 로
향수처럼 화려히 뽑아내는 IPA 에 지쳐가는 와중에,
가끔 이쪽을 마셔보면 참 맛있게 다가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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