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보스 포터(Black Boss Porter)는 이름이나 알콜 도수,
라벨의 분위기 그리고 포터(Porter)스타일임을 감안하면
왠지 미국의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나온 제품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블랙 보스 포터' 는 폴란드의 Witnica 양조장 출신으로
미국, 스웨덴, 독일 등에 수출하는 맥주라고 합니다.
Witnica 양조장은 독일 국경과 가까운 폴란드 서부의
동명의 Witnica 라는 인구 약 7,000명의 마을에 위치하였으며
주력 브랜드는 Lubuskie 라는 명칭의 맥주입니다.
'Boss' 는 Witnica 양조장의 하위 브랜드라고 할 수 있죠.
Black Boss 의 스타일은 발틱 포터(Baltic Porter)입니다.
발틱은 덴마크, 독일-폴란드 북부, 스웨덴, 러시아,
핀란드, 발트 3국에 면해있는 유럽 발트해를 지칭하는 것으로
영국에서 러시아에 보냈던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처럼
포터(Porter)도 18-19 세기경 발트해 연안 국가에 수출되었습니다.
이후 발트해 인접국가들의 양조장들에서는 수입에 의존않고
자체적으로 영국식 포터를 모방하여 만들기 시작했는데,
본래 포터는 에일으로 상면발효 효모를 사용하지만
새로운 발틱 포터들은 하면발효 라거 효모를 투입했습니다.
이는 발트해 연안 국가들의 양조장들에서 생산되는
발틱포터들에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사항으로,
사실상 하나의 옛 방식처럼 굳어진 듯 하다고 합니다.
오늘의 시음 대상인 폴란드 출신 '블랙 보스 포터' 도
라거 효모를 사용한 발틱 포터(Baltic Porter)로 알려져 있습니다.
색상은 완전히 검기보다는 어두운 적갈색계열이었고
탁하지 않고 꽤나 맑은 편에 속하는 맥주였습니다.
향에서는 우선적으로 포착되는 것은 커피나 초컬릿스런
달작지근하게 다가오는 로스팅된 맥아의 향이었고
카라멜을 바른 빵과같은 내음도 있었습니다.
매우 진하고 깊으며 육중한 질감과 무게감을 기대했다면
'블랙 보스 포터' 가 선사하는 것은 다르게 다가올텐데
8.5%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깨끗함에
탄산감도 제법 있어 마치 5%대의 둔켈을 마시는 듯 했네요.
얼핏 보면 비슷하다는 스펙을 가진 8.8%의 '라이언 스타우트' 와
비교해도 0.3%의 차이가 무색할 만큼 '블랙 보스 포터' 는
8.5%의 포터치고는 상당히 연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블랙 보스 포터' 의 맛은 맥아의 단 맛이 확실히 느껴져서
질감-무게감과는 또 반대되게 깔끔함을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커피,코코아,카라멜,토스트 등의 단 맛과 고소한 맛이 존재했고
단 맛이 지나치지 않게 조율해주는 홉의 맛이 출현하는데,
쿰쿰한 약초의 맛이 느껴지는게 체코산 자츠(Saaz)홉이나
폴란드산 루블린(Lublin)홉을 사용한것으로 보입니다.
후반부에 남는 쓴 맛은 필스너 우르켈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나
맥아의 단 맛이 앞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홉의 씁쓸함은
특별히 쓰다고 느껴지지 않으며 후반부에 입에 조금 맴돌뿐입니다.
블랙 보스 포터(Black Boss Porter)에 관한 개인적 의견은
마치 '스트롱 체코 다크 라거' 를 마신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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