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출신의 신생 양조장인 블랙 아일(Black Isle)은
작년 가을을 기점으로 이태원-녹사평 지역을 일대로
소수의 펍들에서만 판매되기 시작한 신입 맥주입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블랙 아일(Black Isle)의 맥주들로는
풍미에서 라거와 에일의 경계가 모호한 블론드 에일,
새콤한 홉이 구심점이 된 골든 아이즈 페일 에일,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스카치 에일까지 총 3 종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블랙 아일(Black Isle) 양조장의 맥주 -
Black Isle Organic Hibernator Oatmeal Stout (블랙 아일 오가닉 하이버나토르 오트밀 스타우트) - 7.0% - 2013.12.09
블랙 아일(Black Isle)은 스코틀랜드에서도 불과 2008년에 설립되었기에
본토인 영국에서든 우리나라에서든 큰 인지도를 쌓기 어려운건 사실이나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블랙 아일(Black Isle)만의 독특함은 눈에 띕니다.
먼저 보기 드문 유기농(Organic) 맥주라는 점으로서
재료의 유기농화가 맥주의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가? 에 관해서는
해외의 맥주 관련 포럼들에서도 갑론을박하는 논제이기는 하지만..
풀러스(Fuller's)의 허니 듀(Honey Dew)이외에는
유기농(Organic)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출시된 맥주가 없었기에
유기농의 환상에 씌이든 완전히 부정하든 국내에 몇 없는 유기농 맥주입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스카치 에일(Scotch Ale)은 2014년 3월 현재
스코틀랜드의 벨헤이븐(Belhaven) 이외에는 스코틀랜드식 에일,
특히 홉이 중점화된 스타일의 맥주들이 강세인 우리나라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서
맥아적 성질(Malty) 위주의 스코틀랜드의 가치는 희소성에서 빛을 발하네요.
깊고 자욱하게 드리우는 끈기있는 거품층에, 약간 맑은 편이며
짙은 호박색 - 갈색을 띄는 스카치 에일다운 색을 띕니다.
향에서는 포도나 석류 등을 연상시키는 과일과 건초스런 향에
카라멜, 토피(Toffee), 토스트스러운 달고 고소한 향도 풍깁니다.
피트(Peat) 같은 향이나 버터스러운 느끼한 향 등은 없었습니다.
향의 세기는 아주 강하진 않지만 은은하고 기분좋게 나타나네요.
맥아 중심적인 맥주의 부드러운 느낌에서는 적당한 탄산감에
매끄러운 입에 닿는 감촉을 지닌 맥주이기는 했습니다만
무게감 자체는 아주 강한 편은 아니어서 음용력은 좋습니다.
약간 더 끈적하고 묵직한 느낌이 있어도 좋을 법 했지만요.
건포도나 석류-자두 등등의 검붉은 과일류의 맛이 감지되며
홉의 씁쓸함은 강하진 않지만 건초나 풀잎스런 뒷 맛을 남깁니다.
검붉은 과일/건초스러움이 가미된 기본 베이스에는
맥아적인 맛(Malty)이 자리잡았었는데,
카라멜-토피 콤보에 약간의 견과와 토스트 맛이 있으며
단 맛 자체는 지나침은 없이 적당한 선에서 끊어줍니다.
따라서 음용력 자체는 나쁜 편은 아니면서도
홉의 느낌과 동반해서 균형을 맞춘다는 느낌은 삽니다만..
스코티쉬 에일의 맥아적인 성향(Malty)에 기대를 건다면
블랙 아일 스카치 에일의 조금 다른 성향이 낯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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