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든 물건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외견만 보고
판단하지는 말아야한다는 것을 'Black Sheep Ale'을 통해서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검은 양' 맥주는 속이 비치지 않는
검은색의 병에, 베이지와 블랙의 색만으로 구성된 라벨,
' Black Sheep' 이 주는 이미지 등으로 인해서,
흑맥주라고 스스로 미리 판단해 버리고서
고르게 되었던 맥주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개봉하고 보니, 검은색이 아닌
붉은색의 전형적인 Bitter 맥주였죠 ~
1992년 Paul Theakston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고향인 잉글랜드 북부 North-Yorkshire 지역의
Masham 이라는 인구 1,000명이 약간 넘는 도시에서
시작한 브루어리가 Black Sheep 브루어리 입니다.
본래 Theakston 가문은 1827년 부터 시작하여
Paul Theakston 까지 6대째 그 지역에서 양조장을 경영해오던
그야말로 브루어리 가문이었으나,
1987년 Theakston 브루어리가 스코티쉬 & 뉴캐슬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감에 따라, 대대로 이어져오던 가업이
Paul Theakston 대에서 끊기게 되었고,
그 때문인지 1년 뒤인 1988년 그는 Theakston 브루어리를 떠나게 됩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92년 그는 고향인 Masham 지역의
Light-foot 이라는 오래된 양조장을 사들여,
자신만의 양조장과 가업을 존속하기 위해
다시 양조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는 기존의 Light-foot 양조장의 이름을 바꾸어
처음에는 'Sheep Brewery' 로 명칭하였습니다.
Masham 지역이 양 거래로 유명해서 그랬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어감이나 의미등에서 좋지 않았는지,
사용할 것을 재고하려던 찰나, 그의 아내가
'Black Sheep' 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였고,
그것을 받아들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비록 예전에 사용하고 가문의 때가 묻은 그곳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였고, 또 그곳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Black Sheep' Brewery는 성공을 거두었고,
'Black Sheep Ale' 은 영국의 에일맥주 단체인
Campaign for real ale (CAMRA)로 부터,
왕관을 수여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Black Sheep Ale'이 자신을 소개하는 문구를 살펴보면
드라이하며, 쓰면서단맛이 난다고 기술해 놓았습니다.
그 말이 사실인지 직접 마셔보면서 확인해 보았는데,
확실히 드라이 한 느낌이 강한 에일이었으며,
탄산이 적었으나, 싸한 느낌을 주는 에일입니다.
쓴 맛과 단맛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서
사람의 입맛에 따라 어떤 맛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는 맛을 가진 맥주로 보여지는데,
처음에는 달고 상큼하다고 생각되다가도,
마시고 나면 내면 깊은곳에서 올라와 입안에 퍼지는
쓴맛에 나름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한 저도
쓴맛을 느낄 수 있는 에일이기도 합니다.
강하든 은은하든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적격인 Bitter 맥주라고 여겨지며,
상쾌하고 시원한 라거스타일 보다는
상온에서 마실수 있어서 미지근하나,
부드럽고 진하며, 진중한 느낌의 에일을
좋아한다면 'Black Sheep Ale'이 좋은 선택이 되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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