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수입되어 이제는 나름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맥주,
높은 알콜도수의 벨기에 맥주라는 이미지가 있는 듀벨(Duvel)로
오늘 제가 시음하려는 맥주는 듀벨(Duvel)에서
매년 한정되게 만드는 트리펠 홉(Tripel)이란 제품입니다.
듀벨을 생산하는 Moortgat 양조장은 2007년부터
홉(Hoppy)이 좀 더 도드라지는 맥주에 관한 열망으로
매년 새로운 홉을 하나씩 선택하여 본래의 듀벨(Duvel)의
레시피에 추가한 것이 트리펠 홉의 발단이라합니다.
더불어 알콜 도수도 살짝 상향 조정(1%)된게 눈에 들어오네요.
- 블로그에 리뷰된 듀벨(Duvel) 맥주 -
Duvel (두블:듀벨) - 8.5% - 2010.02.08
9.5% 알콜 도수에 밝은 색상, 벨기에 출신 등의 정보로
트리펠(Tripel)의 의미가 벨기에식 수도원 맥주인 트리펠과
괜히 연관이 있을거라고 짐작해보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듀벨(Duvel)에서의 보다 더 정확한 트리펠(Tripel)의 의미는
세 개의 홉을 사용했다는 뜻으로서 트리펠이 알맞습니다.
오리지날 레시피의 듀벨(Duvel)에는 체코출신의 아로마홉 Saaz와
슬로베니아 출신의 아로마홉 Styrian Golding 총 두 종의 홉이 사용되나,
한정판 듀벨(Duvel)은 한 가지의 홉을 더 초대하여 트리플을 만듭니다.
2012년에 초청받은 게스트 홉은 미국출신의 강력한 시트러스를 자랑하는
시트라(Citra)로 거친 느낌없이 깔끔하고 새콤한 과일 맛을 뽐내는 홉이죠.
자비조에 직접 홉을 넣지에 관한 여부에대한 언급은 없지만
새롭게 선별한 시트라홉을 드라이 홉핑(Dry Hopping)에 투입했다는
설명은 맥주 병의 라벨에 자세하게 기술되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트라(Citra) 홉을 양조시 즐겨 사용하며
또 선호하는 홉인지라 듀벨(Duvel)과 합체하였을때
어떤 시너지 효과 or 마이너스 효과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약간 탁하기는하지만 밝은 톤의 노란색을 발하였고
확실히 다른 홉의 향보다는 시트라가 압도적입니다.
강한 레몬, 감귤, 오렌지 등의 새콤한 과일향이 풍깁니다.
거품의 생성이나 지속력은 오리지날과 마찬가지로 우수했고
많은 탄산량에 9.5%라고는 감히 예상할 수 없는
가볍고 경쾌하며 마시기 아주 쉬운 질감/무게감을 뽐냅니다.
4-5% 알콜 도수의 페일 라거맥주들과 견줄만하다고 봅니다.
향에서는 확실히 시트라(Citra)가 우위를 점했다고는하나
맛에서는 그 양상이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는데,
벨기에 효모에서 생산하는 페놀이라 불리는 약품같은 맛과
드라이홉핑시 형성된 듯한 거친 느낌의 풀때기 맛,
시트라 홉에서 창출되는 새콤한 과일과 같은 것들과
본래 듀벨의 은은하게 전달되는 꽃과 같은 맛들이 엮여있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제가 기대했었던 화합에는 못 미치는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었으며, 벨기에 적인 맛과
미국적인 홉의 맛이 어울리지 못하고 각각 나타나는 느낌입니다.
원래 듀벨에서 벨기에 효모의 특징이 그리 세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그간 여겨왔었는데 이상하게 강화된 효모의 에스테르와
거친 풀맛을 내는듯한 드라이홉핑의 결과가 특히 안어울립니다.
어제는 기대하지 않았던 맥주가 생각보다 훌륭했지만,
오늘은 기대했던 맥주가 예상보다 별로였네요.
내일은 '기대'라는 것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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