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음식이라는 개념처럼 제철 맥주라는 개념이 있다면
독일어로 3월(März)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맥주
메르첸(Märzen)이 딱 지금 리뷰하기 좋은 시기처럼 보이겠으나,
사실 메르첸(Märzen)은 주 소비시기가 3월인 맥주가 아닌
되려 더웠다가 날이 선선해지는 옥토버페스트 시즌,
즉 가을에 마시는 맥주로 양조 시기가 3월 부근입니다.
현대에 들어와 냉장기술과 보관기술이 발전한 시기에는
계절 온도에 따라 맥주를 만드는 한계가 자연스레 극복되었기에
메르첸(Märzen)의 의미가 조금 희미해지기는 합니다.
-블로그에 리뷰된 고든 비어쉬(Gordon Biersch)의 맥주-
Gordon Biersch Blonde Bock (고든 비어쉬 블론드 복) - 7.0% - 2016.01.25
가을이건 봄이건 서늘하고 따뜻한 날씨가 유지되기 때문에
메르첸(Märzen)과 같은 어중간한 알코올 도수(5.5~6.5%)에
맥아적인 성향(Malty)을 적당히 가진 맥주가 무리없이 들어갑니다.
미국에 소재한 맥주 양조장이지만 독일식 맥주에 영향을 받은
고든 비어쉬(Gordon Biersch)에서는 메르첸(Märzen)을 만들었고,
양조장 홈페이지 설명에 이르길 독일 옥토버페스트 축제에서
주로 소비되는 페스트비어(Festbier)에서 영감을 얻었다 합니다.
국내에 IPA 나 스타우트, 독일 헤페바이젠, 필스너 등은 많으나
메르첸(Märzen) 스타일 맥주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같은 회사의 '블론드 복' 처럼 희소성이 있는 제품입니다.
아주 맑진 않은 붉은색, 호박색을 띄었습니다.
향은 카라멜과 빵/토스트가 결합한 달고 고소함이,
약간의 졸인 살구,오렌지 잼과 같은 향도 납니다.
탄 내나 거친 내는 아닌 농익은 향이 풍깁니다.
탄산은 적당하게 많지는 않은 편이었습니다.
입에 닿는 느낌은 부드럽고 순한 편으로
조금의 무게감이 있지만 마시기 편합니다.
맥아 위주(Malty)의 맥주라 홉의 쓴 맛은 적고
대신 홉에서 나올만한 풀이나 약초같은 맛은 있으나
사실상 맥아(Malty)에서 풍미가 결정되는 맥주로,
살구, 카라멜, 빵, 토스트, 베리류 등등이 출현합니다.
단 맛은 잡혀 있지만 입에 길게 질척이게 남진 않고
어느 순간 나름 깔끔해지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카라멜 맥아/멜라노이딘 맛이 나는 독일식 메르첸이라고 보며,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를 좋아하기에 만족스럽게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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