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뤼너 폴비어 헬(Grüner Vollbier Hell)은 독일 바이에른 주
Fürth 라는 뉘른베르크(Nürnberg) 근교도시 출신의 맥주입니다.
현재는 뉘른베르크를 대표하는 대그룹 맥주인 툭허(Tucher)가
그뤼너 폴비어 헬(Grüner Vollbier Hell)을 도맡아 생산하고 있지만..
본래는 1709년부터 Fürth 일대에서 소위 잘나가던 맥주로
그뤼너 폴비어라는 브랜드 네임아래로는 오로지 한 종류의 맥주,
이번에 소개하는 헬레스(Helles,헬)만이 시중에 출시됩니다.
독일에서 맥주를 고르다보면 폴비어(Vollbier)라는 용어를
생각보다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독일어 폴비어(Vollbier)는
영어로는 Full Beer, Entire Beer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데,
이는 맥주 스타일을 지칭한다기보다는 독일에서 세금과 관련하여
분류해놓은 카테고리입니다. 맥주라는 전체의 액체 가운데서
맥아에서 나온 추출액(맥즙:Wort)비율이 11-14%라면 Vollbier 가 됩니다.
알코올 수치로 변환하면 대부분 4% - 5.5% 범위에 들어가며,
거의 9할이 넘는 독일의 맥주들이 Vollbier 카테고리에 속합니다.
강한 맥주인 복(Bock) 종류나, 도수가 약한 제품인 라이히트(라이트),
무알콜제품 등을 제외한다면 독일 맥주들의 기반이나 다름없는 스타일들
필스너,바이젠,둔켈,엑스포트,메르첸,헬레스 등등이 폴비어(Vollbier)입니다.
만약 독일의 양조가 누군가가 필스너를 미국의 크래프트브루어리들 처럼
임페리얼(Imperial Pilsner)화하여 7%가 넘는 알콜도수로 맥주를 만들었다면
폴비어(Vollbier)가 아닌 슈타르크(Stark,강한)비어로 들어가겠죠.
이상적인 헬레스(Helles)라거의 외관은 맑은 금색을 연출했고
거품은 아주 깊게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유지력이 준수하더군요.
곡물(Grain)스러운 고소한 향이 가장 먼저 찾아왔으며
시럽이나 꿀과 비슷하지만 약하게 풍기는 단 내,
풀(Grass)과 흡사한 향, 레몬의 상큼한 향기도 약간 퍼집니다.
탄산감이 살아있다고는 보여지지 않았던.. 무딘 탄산감에,
입에 닿는 느낌은 매끄럽고 순하며 부드러움을 갖추었네요.
무게감은 가볍고 연했지만 묽다거나 물처럼 와닿진 않습니다.
마시기 매우 편한 가벼움-중간(Light-Medium) 바디입니다.
맥아적인 성향(Malty)이 충만했던 헬레스(Helles)라거로서
개운하거나 깔끔한 피니쉬보다는 진득하고 풍족한 느낌에
곡물스러운 고소함과 꿀이나 시럽의 단 풍미가 도드라집니다.
고소하면서 단 맛의 맥아적 특징은 후반부까지 곧 잘 이어졌으며,
맥아적인 맛 만 등장했다면 느끼하거나 금방 물릴터인데,
그래서 홉(Hop)이, 전형적인 독일 아로마 홉의 풍미인
허브(Herbal), 순함(Mild), 약간의 레몬, 풀(Grass) 등이
거친 쓴 맛을 품진 않은 채 등장하여 양념의 역할을 해줍니다.
굉장히 마시기 편하면서, 일반적인 페일 라거- 필스너 계열에
익숙한 분들이 부드럽고 순한 맥주라고 느낄 만한 요소들을 갖춘 맥주로
딱히 흠 잡을 만한 부정적인 측면은 없던 준수한 맥주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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