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이름이 길어서 왠지 어려울 것만 같아 보이지만,
사실 풀이해보면 Ise Kadoya : 양조장의 명칭,
Uramura : 지역 이름, Kaki : 일본어로 '굴'로 쉽죠.
우라무라(Uramura)는 일본 미에현 도바시의
작은 어촌마을인데, 굴 산지로서 이름난 곳이라고 합니다.
이것 저것 실험해보고 만들어보는 일본의 Ise Kadoya 양조장은
고객들을 위해서인지, 아님 자신의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던 것인지..
또 희한한 맥주를 만들었고 그것이 제 눈에 띄길래 구매해보았습니다.
동계 한정판 맥주인 '굴 스타우트(Oyster Stout)' 입니다.
- 블로그에 등록된 Ise Kadoya 의 다른 맥주 -
Ise Kadoya Smokey Drop (이세 카도야 스모키 드랍) - 6.0% - 2012.04.04
제가 예전에 영국에 잠시 머물렀을 당시 작성했던 리뷰에도,
'굴 스타우트(Oyster Stout)'에 관한 기록이 있는데,
굴 스타우트의 원조인 영국에서도 그 의미는
굴과 함께 즐기면 좋다는 것이지 직접 첨가 아닌데..
상상하기도 싫지만, 붕어빵에 붕어가 왜 없나면서
진짜 붕어를 빵에 넣어 찌는 해괴한 발상처럼..
Ise Kadoya 양조장은 Uramura 산 굴을 생으로 넣진 않았고,
이미 구워진 굴을 맥주에 첨가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검은색 스타우트 맥주 고유의 태워진 듯한 씁쓸함과
바다 향기가 절묘하게 조화된 맥주라고 양조장 스스로 말하던데..
저는 Ise Kadoya 의 제품 설명을 도무지 이해못하겠습니다.
어떻게 맥주안에서 바다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인지..
마셔본 후 저의 시음평은 둘 중 하나일 것 같네요.
욕 하거나, 도전정신에 찬사를 보내거나.
스타우트 스타일의 맥주이니 색상은 당연히 검은색을 띄었으며,
향에서 특별히 비린내나 수산시장 내음등의 바다의 향은 없었습니다.
탄산양이나 거품은 그냥저냥 괜찮은 수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었고,
지난 번에 리뷰했던 같은 양조장의 'Smokey Drop' 과 동일한 6.0% 이지만..
그에 비하면 묵직함이나 입에 닿는 질감등은 상당히 가볍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가장 중히여기고 궁금해했던 맛에 관한 부분에서는
지나친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보통의 스타우트들과 큰 차이를 못 느끼꼈습니다.
태워진 듯한 구수한 맥아의 맛, 홉에서 비롯하는 약간의 쓴맛과 신맛,
그리고 굴, 굴, 굴을 계속 머릿속에 최면을 걸고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구워진 굴 맛이 포착되는 듯도 했지만.. 상표를 모른채 마시는
블라인딩 테스트를 통해서 굴의 맛을 판별하라면 자신은 없습니다.
그 말인 즉슨 바다의 풍미, 비린 맛이든 짠 맛이든 크게 맛에 영향주지 않았네요.
만약 생굴을 넣었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만..
어찌되었든 오늘 리뷰하는 Ise Kadoya 의 스타우트는 그냥 무난한 스타우트였습니다.
앞에서 욕하거나 찬사를 보내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 밝혔지만..
깨끗하게 예상이 빗나가버려 뭐라 할 말도 없네요.
어쩌면 제가 평소에 굴이 직접 첨가된 스타우트의
맛을 접해보지도 않고 머릿속에 상상만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상상일 뿐이야!' 하며 Ise Kadoya 가 깨우쳐주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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