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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영국

J.W.Lees Harvest Ale (J.W.Lees 하비스트 에일) - 11.5%

by 살찐돼지 2010. 12. 17.


잉글랜드 중부의 산업도시인 맨체스터(Manchester)에 위치한
J.W.Lees 브루어리는 1828년 John Lee 에 의해서 설립되었습니다.

약 200년 전부터 현재까지 6대째 대물림되어 가업으로 운영되는
양조장으로, 어느 대기업에 인수되지 않고 독립된 형태인
영국에선 몇 안되는 가족공동체적 브루어리입니다.

'가족공동체' 라는 말로서 J.W.Lees 양조장을 설명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도 거대한데, 맨체스터 주위의 중부잉글랜드 지역과,
북웨일즈지역에 약 173여개의 펍(Pub)을 운영하고 있으며,

1828년 시작년도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변함없이 양조하는
J.W.Bitter 를 비롯, 10종류의 영국식 에일류와
몇몇의 라거, 과일맥주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런던에 풀러스(Fuller's)가 있다면,
맨체스터지역은 J.W.Lees 가 주름잡고 있네요. 


J.W.Lees 의 맥주들을 일일히 살펴보면,
거의 모든맥주가 5%를 넘지않는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특징인데,

유독히 오늘 제가 마시게 될 '하비스트 에일(Harvest Ale)'
11.5%라는 J.W.Lees 내에서의 비교를 떠나,
다른 강력한 맥주들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도수인,

이 맥주는 발리와인(Barley Wine) 종류의 맥주로,
오직 12월 한달동안만 한정판 형태로 출시됩니다.

1985년부터 만들어진 '하비스트 에일' 은 항상 이름 뒤에
출시된 년도가 숫자로 붙는데, 10은 2010년을 의미하죠.

용량도 매우 작은 녀석이(275ml)이 가격은 무지하게 비싼데..
(3.5파운드, 참고로 J.W.Lees Bitter 500ml 가 1.7파운드)
그 만큼 공들여서 양조했다는 뜻이 담겨있는것이니,
많은 기대를 걸고 음미하여 보겠습니다.


생각과는 달리 검은색이 아닌 고동색을 띈 '하비스트 에일' 에선
마치 시럽이 첨가된 한약처방 감기약같은 향이 풍겼는데,
역시 맛에 있어서도 향과 동일한 맛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카라멜 같은 단맛이 가장 눈에 띄기는 하나, 쓴맛과 합쳐져, 마냥 달지는 않았습니다.
앞에서 쓴맛이란 홉의 향긋함과 어울러 IPA에서 접할 수 있던 쓴맛이 아닌,
마치 약재에서 접하던 쓴맛이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향긋한(Spicy)한 쓴맛은 없었고요.

11.5%의 매우 강한 알콜도수를 지녔지만, 그에 비해 알코올의 맛이나 향은 실종상태였습니다.

효모가 걸러지고, 살균처리가 된 '하비스트 에일' 이라서 그런지
풍미에 있어서 아주 묵직하거나, 진득한 면모는 없었으며,
마치 6~7% 대의 올드에일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요즘들어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풍미와 알콜도수는 정비례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일례로 일전에 먹었던 '시에라 네바다 30주년 발리와인' 이나,
풀러스(Fuller's)의 'Prized Old Ale 2008' 이 도수는 낮았지만 묵직함은 한 수 위였죠.

완전히 제 기준에서 '하비스트 에일' 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약재맛 나는것이 나름 신선했고, 부드러움이 있어 술술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면, 단맛 + 약재맛 이외에는 특별한 맛들..
11.5%에 한 병에 3.5파운드나 하는 맥주에 걸었던 기대에 못미치는
단조롭고 가벼웠으며, 확실한 끝맺음이 없었던 맥주였습니다.

맥주평가 양대산맥 사이트들인 '맥주 옹호자'
  '맥주 평점매기기' 에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저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에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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