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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Jolly Pumpkin Oro De Calabaza (졸리 펌킨 오로 데 칼라바자) - 8.0%

by 살찐돼지 2015. 6. 25.


2013년 이후로 너무 쏟아져서 넘칠정도로 많은 종류의 수입 맥주들이

국내에 수입되었으나 갑남을녀와 같은 비슷비슷한 스타일이 많았던 반면


졸리 펌킨(Jolly Pumpkin)의 수입은 '또 뭐가 들어와?' 라며 수입 맥주 진출 소식에

이미 지치고 피로해있던 매니아들의 귀를 쫑긋하게 해주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Artisan 맥주를 표방하는 미국 미시간 출신 졸리 펌킨(Jolly Pumpkin)은

상시 맥주를 만들어도 평범하게 만들지 않는 극크래프트적인 양조장으로


기본적으로 왠만한 맥주에 배럴 에이징(Barrel Aging) 특징을 입히며

소량 생산을 기본으로하는 자기 색채가 매우 뚜렷한 곳입니다.  



오로 데 칼라바자(Oro de Calabaza)는 졸리 펌킨의 연중생산 맥주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제품으로 프랑스-벨기에의 골든 에일이 기본 바탕입니다.


프랑스-벨기에식 골든 에일이면 세종(Saison) 스타일 혹은

비에흐 드 가르드(Bière de Garde) 중 블론드(Blonde)쪽으로


뭐랄까 단순히 골든 에일(Golden Ale)이라는 영문식 표기 때문에

오크 통 배럴 에이징과 그리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처음엔 들었습니다.


다른 평이한 양조장 같았으면 그냥 골든 에일(Golden Ale)을 상시로 만들던가,

세종(Saison)이나 비에흐 드 가르드(Bière de Garde)를 연중생산 맥주의

핵심으로 잡았어도 충분히 상식 밖이라는 평가를 받을 법 했을텐데,


이를 배럴 에이징 + 보틀 컨디셔닝까지 시켰으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네요. 



여과를 거치지 않는 졸리 펌킨(Jolly Pumpkin)의 맥주들이라

외관은 헤페 바이젠에 필적할 정도라고 보았습니다.

거품의 생성도는 탁월하지 않았으며 얇고 길게 유지됩니다.


꿀이나 레몬,후추 등등의 살짝 달고 알싸한 향이 퍼지는 가운데,

꽤나 존재감있게 오크(Oak)나무의 향을 맡는게 가능했습니다.


야생 효모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건초와 같은 냄새

곰팡이와 같은 쿰쿰한 향도 발견되었던 맥주였습니다.


탄산은 있지만 그리 눈에 띌 정도로 오버하진 않았습니다.

입에 닿는 느낌은 벨지안 골든 스트롱 계열이나

세종(Saison) 쪽의 밝은 벨기에 맥주들에 준하는

도수에 비해 가벼운 특색을 보유했다고 보았습니다.

질감-무게감이 과해서 부담스러운 맥주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다만 맛에서 확실히 일반적인 라거 맥주를 즐기던 사람들,

더 나아가 무난한 페일 에일 크래프트 맥주 계열을 마셨던 취향에는

좋든 싫든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낯선 맛을 보여줄 맥주였습니다.


확실히 Wild Yeast (야생 효모), 특히 브렛(Brett)의 느낌이 강해서

말 안장 가죽 쪽으로 묘사되는 맛이 전반적으로 깔려있고

약간 수준의 산미(Sour)도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이 길고 강하게 깔려있지는 않아서 마시긴 편하지만

홉에서 나오는 허브나 풀 등의 씁쓸하고 상쾌한 맛도 표출되고,

세종(Saison)계열의 레몬, 라임 등등의 과일 풍미도 엿보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8.0% 이지만 알콜 도수를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롯히 본 바탕인 세종(Saison), Bière de Garde 가 있진 않으며

맛의 처음부터 끝까지 오크 나무의 향미가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떫고(오크 나무 맛), 쓰고, 시고, 텁텁할 전개가 될 수 있었겠으나

초중반 까지는 개성있는 맛들이 차례차례 나타나 주다가

후반부로 가면 점점 그런 것들이 희미해져가면서

꽤나 개운하고 담백한 느낌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오히려 이런 맥주에서는 맛의 뒷심이 강했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연중생산 배럴 에이징 맥주가 가능했을거라 봅니다.


레용 베르(Rayon Vert)나 오르발(Orval)에 비해서 오크 나무 느낌이

훨씬 뚜렷했던 '오로 데 칼라바자' 이긴 했지만 아무튼

이런 쪽에 큰 거부감 없고 즐기는 취향이라면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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