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무커(Schmucker)는 꽤 오래전부터 국내에 수입되던 맥주이나
제한된 공간에서만 판매되던 맥주였기에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국내에는 병맥주와 드래프트 맥주 양쪽 모두 판매중인 맥주로
국내에 수입된 슈무커 병 맥주 구성은 총 3 종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헤페 바이젠인 슈무커 바이스비어(Weissbier)와 어두운 바이젠인
헤페 바이젠 둔켈(Dunkel), 그리고 오늘 시음하려는 대상인
어두운 라거 맥주인 슈바르츠비어(Schwarzbier)까지 3 종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슈무커(Schmucker) 양조장의 맥주들 -
Schmucker Hefe Weizen (슈무커 헤페 바이젠:바이스비어:밀맥주) - 5.0% - 2009.08.08
Schmucker Hefe-Weizen Dunkel (슈무커 헤페-바이젠 둔켈) - 5.0% - 2012.01.25
슈바르츠(Schwarz)비어는 독일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어둡고 검은 색을 띄는 라거 맥주로, 맥주 스타일 표기에 있어서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은 경향이 강한 독일의 고유명사입니다.
이에 상응하는 영어식 표현은 아무래도 다크 라거(Dark Lager)로
왠지 '다크 라거' 하면 대기업 양조장의 구색맞추는 검은색 라거 같지만
실질적으로 슈바르츠비어와 다크 라거가 지향하는 방향은 동일한 편입니다.
어둡고 검은 맥주들의 다수가 밝고 경쾌함보다는 진중한 분위기로
마케팅이 이루어져 있기는 하나, 다크 라거나 슈바르츠비어는
라거와 에일을 막론하고 어둡고 검은 색을 띄는 맥주 스타일 가운데서는
가장 대중적인 성향을 띄며 낮은 도수에 마시기 편한 풍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크래프트 맥주 쪽에서 바라보는 다크 라거/슈바르츠에 대한 시각과
대기업 양조장에서 생각하는 다크 라거에 관한 이미지는 괴리가 큰 편입니다.
크래프트 쪽에서는 심심/온순한 맥주로 대기업에서는 진하고 강한 맥주로 받아들이죠.
검은(Schwarz) 맥주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까지 검진 않고
짙은 붉은 빛이 맴도는 갈색에 가깝게 보이던 맥주였습니다.
거품의 생성력이나 유지력 쪽은 그럭저럭 보통입니다.
코에 먼저 감지되는 향은 예상과는 다르게 과일이나
달콤한 감초, 허브 등의 향긋한 향들이었습니다.
이후 맥아적인 성향의 카라멜과 같은 단 내가 풍겼고
검은 맥아의 초컬릿이나 로스팅 커피 향기는 살짝 나옵니다.
탄산은 많지 않은 편이며 입에 들어가는 느낌은
꽉차는 느낌보다는 묽고 연하다는 소감입니다.
특별히 입에 걸리는 진득함이나 육중함은 없이
빠르고 간결하며 깨끗한 쪽에 치중되었다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아주 마시기는 편했던 맥주였습니다.
약간의 카라멜 맥아와 구운 곡물, 빵, 멜라노이딘 등의 맛이 날 뿐
직선적으로 로스팅 된 커피나 태운 곡물과는 거리가 먼 맛입니다.
맥주 맛 자체는 달기보다는 담백하고 개운한 편으로
그렇기에 약초나 풀, 건과일 등등의 맛이 더 포착되기는하나
이마저도 맛의 세기가 강한 편은 아니기에 어느새 소멸됩니다.
다 마시고 난 뒤에 은근한 홉의 씁쓸함이 남는건 좋네요.
색상이 검은색이 아닌 적갈색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색상이 검은 로스트 맥아는 매우 소량만 포함된 듯 하며
맥아 맛의 중심은 어두운 계열의 카라멜 맥아에서 나온 듯 합니다.
왠만한 어둡고 검은 맥주 스타일을 섭렵하신 분들이라면
슈무커 슈바르츠에서는 특별한 만족감을 느끼기는 어렵겠지만
검은 맥주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볍고 친숙한 맛으로 다가갈 수 있는 맥주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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