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현지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멸종위기의 맥주 고제(Gose)는
오히려 독일이 아닌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장들에 의해
마치 고대 맥주, 희귀 맥주 복원 작업의 일환과 같은 형태로
독일 고슬라/라이프치히의 고제를 모방한 제품들이
크래프트 맥주를 취급하는 곳에 선보여지는 추세입니다.
업라이트(Upright) 역시 고제 맥주를 생산해 냈으며
코리엔더(고수)와 소금을 넣는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업라이트(Upright) 양조장의 맥주 -
Upright Five (업라이트 5) - 5.5% - 2015.08.09
Upright Gose 의 전면 라벨에 그려진 구시가지의 삽화는
고제의 원류인 고슬라르(Goslar)의 중심부를 그린 것입니다.
시내 중심가 근처에 고제 맥주를 판매하는 Brauhaus Goslar 가 있고
이 곳은 고슬라르의 유일한 고제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맥주 매니아들이야 '우와!' 하며 고제 맥주에 호기심을 가지나
실제 고슬라르의 사람에게 이는 그냥 동네 맥주로
실제 제가 마셔본 느낌은 고수/소금기 별로 없는 바이젠 같았네요.
Upright Brewing 의 고제(Gose)의 설명에 보면
시큼한(Tart)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고슬라르 원조 고제맥주에 Tart 를 너무 기대하면
기대가 큰 탓에 실망감도 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Beerforum 에 기록한 Brauhaus Goslar 방문기 -
외관은 매우 탁하며 상아색에 가까운 색을 띕니다.
오밀조밀한 거품층이 적당한 두께로 형성되며,
유지력도 꽤 괜찮게 지속되었던 편이라 봅니다.
일단 향에서는 시큼한 향(Tart)이 먼저 감지되었으나
Sour 하다고 얘기하기에는 조금 무딘 시큼함 입니다.
밀과 같은 고소한 향도 맡는게 가능했으며,
코리엔더의 향은 그리 튀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탄산 터짐은 적어 입 안을 자극하지는 않습니다.
맥주는 가볍고 산뜻한 편이어서 마시기 편합니다.
몇몇은 고제를 Sour Beer 계열로 여기기도 하지만
Upright Gose 에서는 입 안을 짜릿하게 만들어주는
강한 산미나 시큼함 등은 많이 자제되었습니다.
은근한 산미가 드러나는 가운데, 산미를 커버하는
다른 요소의 맛들이 좀 더 등장해주었습니다.
향에서도 많이 전달되었던 곡물의 고소함이 있고
코리엔더에서 나오는 향긋함도 향에 비해 맛에서 더 사네요.
앤더슨 밸리의 키잉홀 고제로 고제를 처음 접한 분들은
고제(Gose)가 소금물을 마신 듯한 짠 맥주인줄 이해할 수 있으나,
Upright 버전에서는 자극적인 짠 맛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산미-짠 맛-코리엔더 등이 서로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어느 하나가 딱히 압도한다는 느낌 없이 비슷하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특히 마시다보면 후반부에 효모에서 기인한 듯한
약간의 농익은 과일 맛이 나타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약한 Sour 기운 때문에 마시기 좋았던 맥주로
앤더슨 밸리의 고제를 여전히 주위에서 구할 수 있다면
이 제품과 비교해가면서 마셔보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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