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데(Welde) 브로이는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Plankstadt 라는 작은 마을에 소재한 양조장입니다.
1752년에 Schwetzingen 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되었고
1888년 John Welde 가 이 양조장을 인수하였으며,
1950년대부터 Spielmann 가문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양조장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벨데(Welde)만의
특징이라면 그들이 사용하는 맥주 병의 모양으로서
아래 이미지와 같이 병 목 부분이 구불진 것입니다.
병 모양이 독특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마케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생각도 가능하겠지만..
슈퍼마켓이든 주류상점, 구멍가게 등 공병 재활용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추어진 독일에서는 특이한 모양의 병은 골칫거리입니다.
독일에서 맥주를 구매할 때 일반 병은 7 센트, 스윙 탑은 15 센트라는
공병 보증금을 무조건 지불하고, 병을 돌려주면 환불받는 시스템으로
비록 해당 상점에서 취급하지 않는 브랜드의 맥주라고 할지라도
규격화된 맥주 병의 형태라면 공병 보증금 환급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맥주 양조장들은 규격화된 맥주 병을 사용합니다.
더불어 비트부르거(Bitburger)는 병에 고유한 양각이 새겨진
독일 맥주시장에서 규격화된 맥주병이 아닌 독자적인 병을 사용하나,
워낙에 유통되는 매장이 많다보니 공병 보증금을 회수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벨데(Welde)는 누가 봐도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기에,
본인이 벨데(Welde)를 구매한 특정 상점이 아니고서는
그렇다고 벨데(Welde)가 비트부르거 정도의 전국구 맥주도 아닌지라..
일반 매장에서 병 보증금을 환불받기는 100% 불가능입니다.
따라서 벨데(Welde)맥주의 병과 보증금 모두 버릴 수 밖에요.
매우 탁한 밤색-갈색이 눈에 들어오며, 밑 바탕이 되는 스타일이
바이젠(Weizen)인 만큼 거품은 풍성하게 형성되며 유지력도 좋네요.
바나나스러운 달콤한 향을 또렷하게 코로 맡을 수 있었고,
클로브(Clove)-페놀(Phenol)-후추스러운 싸한 향이 보다 더 강했으며,
은은한 수준으로 카라멜적인 단 맛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등장합니다.
탄산감은 적당히 분포되어 약한 청량감을 부여했습니다.
가벼움-중간(Light-Medium)의 무게감으로 마시기 쉽고
부드러움이나 진득함보다는 전반적으로 묽은 편입니다.
바이젠(Weizen)효모가 사용된 맥주인만큼 효모가 뿜어내는
특징들이 고스란히 맛에서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바나나-바닐라스러운 달콤한 맛이 일차적으로 드러나면
따라오는 맛은 점차 쿰쿰해지면서 싸한 약품이나 정향으로
아주 전형적인 독일 바이젠의 효모 풍미였습니다.
바나나-바닐라스러운 단 맛이 출현하는 시점에
둔켈(Dunkel)적인 다크 카라멜이 잔잔하게 등장했는데,
스모키(Smokey)하다거나 로스팅 된 커피같은 풍미쪽은 아니며,
다크 카라멜과 견과류의 달고 고소한 맛은 정말 애매한 정도로
잠시 나왔다가 이내 쿰쿰하고 싸한 페놀-클로브에 묻혀버립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둔켈바이젠으로
어두운 맥아의 성향이 좀 더 빛을 발했으면 좋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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