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독특한 맥주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국의 Well & Young's 브루어리에서 생산되는
바나나 브래드 비어 (Banana Bread Beer)라는 제품입니다.
바나나가 맥주에 원료로서 첨가되는 품목은 흔하지는 않지만,
벨기에에서는 자연발효맥주인 람빅(Lambic)을 만들 때
바나나를 넣어 발효시켜 만드는 바나나맥주가 있다고 하며,
직접적으로 맥주에 재료로써 함유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흔히들 바이스비어(바이젠:밀맥주)의
맛을 설명할 때 과일에 빗대어 자주 표현하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비유되는 맛의 과일 또한 바나나입니다.
바나나와 맥주는 따로 놓고 본다면 매우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이미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접해 보신 분들이거나,
아니면 달달하고 상큼한 부류의 맥주를 좋아하는 스타일의 분들께는
바나나를 맥주에 넣어서 만드는 것 또한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겠네요 ~
Wells & Young's 브루어리에서 만들어진 이 맥주의 원료를 살펴보면,
기본 3 요소인 물, 홉, 맥아등이 있고, 부가적으로는 바나나와 옥수수가 있습니다.
바나나브래드 비어의 라벨을 보면서 저는 재치있는 로고를 만들었다고 보았는데,
바나나껍질속에서 탄생한 파인트잔에 담긴 맥주, 그것을 비추고 있는 햇살이
꼭 새롭고 혁신적인 무언가가 탄생했다는 것을 알리는 것과 같아 보였습니다.
바나나를 먹을 때 벗겨진 껍질속에서 나타난 맥주가
아무런 괴리감이 없이 다가왔으며, 심지어는 너무 자연스러워
진짜 바나나를 먹을때 껍질은 바나나지만, 까고 나니 맥주일 수도 있을것만 같은
상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그런 유쾌한 라벨디자인이라 생각되네요.
그럼, 바나나가 첨가되었으니 바나나맥주인것은 이해하겠는데,
브래드(빵)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맥주 속에 부유물이 있는가? 등의
마셔보기 전에는 이러한 의문을 저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옛날 부터 맥주를 표현할 때, '액체로 된 빵' 이라고 했는데,
서양문화의 주식이라 할 수 있는 빵처럼 영양분이 많고,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맥주는 '액체의 빵'이라고 불렸습니다.
Wells & Young's 브루어리에서는 'Banana Bread Beer' 의
영양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는지
Bread 라는 표현을 이름속에 삽입한 것 같군요.
- Wells 브루어리의 다른 맥주들 -
Wells Bombardier (웰스 봄바르디어) - 5.2% - 2010.3.08
아무리 후각이 둔감한 사람이라 할 지라도
'Banana Bread Beer' 에서 풍겨나오는
바나나향은 맡을 수 있을 만큼 그 느낌이 강하다고 보여지는
맥주는 맛 또한 예상하셨다시피 바나나맛입니다 ;;
영국의 가장 일반적인 맥주인 비터(Bitter)맥주와
바나나를 혼합해서 만든 이 맥주는 무게감이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탄산의 입자도 곱고, 목넘김이 좋아서
실크처럼 부드러운 느낌의 맥주라고 보여졌습니다.
붉은색과 금색의 중간에 위치한 색을 가진 이 맥주는
맛에서는 바나나의 과일맛이 압권이며,
알코올 맛, 홉의 맛 따질 것 없이
바나나 맛이 맥주 전체를 아우르고 있어서인지
에일맥주의 특유의 쓴맛, 특히 후반부의 쓴맛이
실종된 듯한 맛인데, 그걸 대신하여 바나나맛이
이 맥주의 대미를 장식해 주고 있네요.
향에 있어서도 더 이상 제가 풀어서 설명할 것도 없이
바나나의 향이 들이키기 전부터, 목넘김 후 입안에서까지
남아서 그 존재감을 똑똑히 기억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Young's Double Chocolate Stout (영스 더블 초컬릿 스타우트) 이후로
첨가물의 위력을 실감나게 맛본 맥주로서,
이색적인 경험이어서 이 맥주가 매우 뜻깊게 다가오네요.
주위에 누군가가 바나나홀릭(Bananaholic)인 사람이 있다면,
얼른 추천해 주고 싶은 맥주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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