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다시 소개하는
영국 애드넘스(Adnams) 양조장의 맥주입니다.
애드넘스는 영국 전통 에일을 만드는 양조장이지만,
전통쪽만을 고수하지는 않고 맥주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발 맞추어 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오늘 시음할 맥주는 Triple Knot 이라는 제품으로
영국 맥주 치고는 특이하게 스윙탑 병에 담겨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애드넘스(Adnams) 양조장의 맥주들 -
Adnams the Bitter (애드넘스 더 비터) - 4.5% - 2010.04.22
Adnams Broadside (애드넘스 브로드사이드) - 6.3% - 2010.06.27
Adnams Innovation (애드넘스 이노베이션) - 6.7% - 2010.09.24
트리플 낫(Triple Knot)은 영국 스타일은 아니고
벨기에 트리펠(Tripel) 스타일에 영감을 얻었습니다.
필스너 맥아와 설탕의 조합은 일반적이지만
이것저것 들어간 부가재료들이 꽤 많은데,
자스민, 라벤더, 오렌지 블러썸, 꿀 등입니다.
트리펠이 홉(Hop)과 친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엘 도라도와 퍼시픽 제이드 홉,
미국과 뉴질랜드 홉으로 맛을 내려고 했으며,
6개월 간의 숙성을 거쳐서 완성됩니다.
Triple Knot 맥주 옆면 라벨에, 들어간 재료들과
풍미에 관한 표현이 아기자기하게 적혀있습니다.
맑지 않으며 밝은 호박, 구리색을 띕니다.
향이 매우 이색적입니다. 가장 먼저 느낀 향은
라벤더의 화사함이었고, 자스민 향도 납니다.
홉의 향은 딱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꿀과 같은 달콤함도 있기 때문에
디저트 마냥 달다는 느낌도 들게 해주며,
트리펠 본래의 향은 부재료에 묻힌 듯 합니다.
탄산은 많지 않습니다. 살짝 더 있으면 좋겠으며,
각각 병에 따라 탄산량의 차이는 있을 것 같네요.
질감이나 무게감은 10.0%의 도수에 비하면 낮고
트리펠이라는 타입을 이해하면 적정수준입니다.
중간 수준으로 도수 때문에 겁 먹을 필요는 없네요.
설탕, 시럽, 꿀 등과 같은 단 맛이 기본으로 깔리며,
효모에서 나오는 약간의 바나나, 배 같은 맛도 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은 단 맛과 함께 찾아오는
라벤더, 자스민 계열로 역시나 플로럴 합니다.
비스킷이 옆면 라벨에 언급 되지만 의식하고 마시면 나나,
그냥 마신다면 다른 맛에 압도되어 캐치하기 어렵습니다.
10.0%에서 오는 알코올의 뜨뜻함은 적어서 좋더군요.
결론을 얘기하면 일반적인 트리펠은 아닙니다.
트리펠 느낌은 있지만 벨기에 쪽 정석과는 다릅니다.
일단 부재료의 존재감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것이라고 사려됩니다.
경험삼아 마시기에는 좋고 해당 재료를 양조시에
쓸 예정이라면 감 잡는 목적으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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