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터스(Brewster's)는 영국 중부 노팅엄에서
동쪽으로 살짝 떨어진 Grantham 에 소재했으며,
1996년에 문을 열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영국의 전통적인 Cask Ale 타입의 맥주들도 만들며,
독일의 Helles 라거와 같은 스타일도 취급하면서
뉴질랜드의 홉을 이용하여 American Pale Ale 을
만드는 등 다양한 양조를 이행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Brewster's 양조장의 핵심 양조자는 여성입니다.
사실 Brewster 라는 용어는 아주 오래전부터 영국에서
사용되던 말로 동의어로는 Alewife 가 있습니다.
대개 흑사병이 돌던 14세기 전까지 영국의 에일 맥주는
여성이 담당하여 생산했으며 가내 수공업 형태였습니다.
당시 여성의 상황을 고려하면 집안일이 여성의 덕목이었고
집안일 이외에 자녀를 부양하면서 약간의 이윤을 남기는건
에일 맥주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 이외에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노동인구의 손실이 일자
맥주를 만드는 여성 Brewster 는 점점 줄어갔고,
궁극적으로는 조금 더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상업 양조장이 출현하면서 맥주의 양조는
지금까지 거의 남성의 영역으로 넘어오게 됩니다.
흰색 거품층과 어두운갈색~검은색에 맥주는 걸칩니다
포터(Porter) 타입이 본래는 맥아의 향에 치중하지만,
Aromatic Porter 라고 아예 이름이 지정되어있듯,
포터에서 찾기 힘들었던 홉(Hop)의 향이 강합니다.
싱그러운 풀 내와 적당한 레몬 같은 향도 나왔고,
차분하게 커피, 초컬릿, 견과 향도 있었습니다.
탄산감은 보통 수준으로 스타일에 알맞았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볍고 산뜻하며 무난한 편입니다.
가벼움과 중간수준의 사이에서 오가는 것 같았네요.
맥아에서 나오는 끈적한 단 맛은 없습니다.
굉장히 깔끔하고 개운하게 맥주는 떨어지는 편이고,
홉(Hop)의 기운이 상당히 세찹니다. PA 나 IPA 의
강렬한 과일이나 솔 느낌이라기 보다는,
사실 Dark Ale 계열에 잘 어울리는 홉이 있긴한데,
그런 품종들을 사용하였는지 풀, 흙, 꽃, 나무,
약간의 레몬과 같은 홉의 맛들이 강했습니다.
홉의 맛이 사라진 뒤에는 포터스러운 본연의 맥아 맛인
아주 약간의 로스팅 비터와 견과, 초컬릿 등이 나옵니다.
마시고 나면 홉의 씁쓸한 맛이 지속적으로 여운을 남기며,
종합적인 스타일은 Hoppy Porter 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네요.
질감이나 무게감이 부담없이 가뿐하지만
홉과 맥아의 맛이 복잡하게 얽혀있었던 구성이며,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국식 에일의 색채가 다분하여
상당히 만족스러우며, 국내 시장에서 보기 힘든 타입이라
나름 신선하게 다가왔던 맥주여서 시음이 즐거웠습니다.
이 맥주를 선물해준 박성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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