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멜-브로이'는 독일 바이에른주 북부 프랑켄지역의
맥주도시 밤베르크에서 동북쪽으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Merkendorf 라는 작은 마을에 소재한 양조장입니다.
공식명칭은 Brauerei Hummel Merkendorf 로서
언제-누가 이곳을 설립했는지에 관한 정보는
그들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조차도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알 수 있는 정보라고는 전형적인 프랑켄식 Gasthaus 겸
맥주 양조장과 비어 가든(Bierkeller)이 결합된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다행이도 양조장의 홈페이지에는 그들이 어떤 맥주를
취급하는지에 관한 정보는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상시 맥주로는 필스너, 켈러비어, 바이스비어, 슈바르츠비어,
바이스비어 둔켈, 밤베르크 특산 라우흐비어 등이 출시됩니다.
계절 한정판 맥주로는 마이복과 도펠복, 바이젠 복 등이 나오더군요.
이번 시음의 대상인 Räucherla Märzen 은 상시맥주인 라우흐비어로,
라우흐비어의 대표하는 양조장인 밤베르크의 슐렌케를라(Schlenkerla)가
간판 라우흐비어를 메르첸(Märzen)스타일과 접목시켰듯이,
훔멜-브로이(Hummel-Bräu)도 일반적인 라우흐비어는 메르첸입니다.
참고로 계절 한정판 맥주로 라우흐비어+도펠복도 훔멜 양조장에서 만듭니다.
붉은색 계열의 호박(Amber) 빛을 보여주던 맥주로서
거품은 풍성하게 형성된 후, 검지손가락 두께만큼 지속됩니다.
라우흐비어(Rauchbier)답게 스모키한 훈연향이 상당합니다.
훈연과 연관된 약품스러운 향이 무시할 수 없는 정도로 풍기며,
훈연을 위해 패다놓은 너도밤나무 장작 코에 그대로 가져다댄 듯한
강한 나무의 향이 있으며, 딱히 홉이랄까 다른 재료의 향은 안 느껴집니다.
탄산감은 본판인 메르첸(Märzen)에 어울리는 적당한 탄산감에
질감 또한 과하지 않은 부드러움이 순한 정도로 다가오며
무게감은 중간수준에서 약간 낮은 정도.. 中下 라 밝히고 싶네요.
질감이나 무게감에서는 순하게 마시기 편한 맥주의 표본이지만..
지금껏 라우흐비어(Rauchbier)에 나름 내성이 생겨서
슐렌케를라(Schlenkerla)의 제품도 무난하게 마시던 저 조차도
이 과격한 라우흐비어의 맛에 감탄을 그치지 못겠더군요.
향을 맡을 때 부터 뭔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으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긴하지만.. 너도밤나무 장작을
아주 입으로 베어 먹는 듯한 나무스러운(Woody) 맛에,
훈연풍미는 역시 강해서 캠핑에서 먹던 고기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더불어서 스모크성 페놀(Phenol) 맛도 적지않게 등장하여
마신 뒤에는 치과치료 받은마냥 개운함과 싸한 기운을 줍니다.
맥아적인 단 맛(Malt Sweet)는 약한 편으로서
전반적으로 담백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끝 맛을 지녔으며,
홉(Hop)도 훈연 맥아의 세력에 저지당해 제 역할을 못합니다.
훈연맥주가 우직하게 훈연(Rauch,Smoke)에만 집중했다는게
뚜렷하게 느껴지는 맥주로서.. 돌이켜보니 훔멜-브로이의
계절 맥주 중 라우흐비어-도펠복(Doppelbock)의 존재가 떠오르더군요.
이 정도 혹은 이것 이상의 훈연 캐릭터에다가
깊고 묵직한 질감/무게감 + 맥아적인 단 맛까지 더해진다니..
뭔가 무시무시 할 것 같지만.. 정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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