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장인적인(Artisan) 맥주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졸리 펌킨(Jolly Pumpkin) 양조장 제품군에서,
라벨 디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맥주들 중 하나인
칼라바자 블랑카(Calabaza Blanca)입니다.
졸리 펌킨에서 라벨에 이르길 칼라바자 블랑카는
Artisan White Ale 로 RB 나 BA 등의 사이트에서는
이를 벨기에식 밀맥주인 Witbier 로 설정해놨습니다.
즉 호가든과 셀리스 화이트, 블루문 등과 같은 셈이죠.
- 블로그에 리뷰된 졸리 펌킨(Jolly Pumpkin) 양조장의 맥주 -
Jolly Pumpkin Oro De Calabaza (졸리 펌킨 오로 데 칼라바자) - 8.0% - 2015.06.25
칼라바자 블랑카에도 코리엔더와 오렌지 껍질이 들어갔으며
4.8%라는 알코올 도수도 통상적인 Witbier 의 도수입니다.
그러나 졸리 펌킨에서는 Witbier 를 처음부터 오크 배럴에서
에이징(숙성)시켰는데, 이는 Witbier 에서는 낯선 공정입니다.
오크 배럴 숙성의 결과로 마치 람빅과 같아지는 효과를 봤는데,
나무 배럴에 존재하는 Wild Yeast 가 뿜어내는 맛이 나타납니다.
벨기에의 세종(Saison) 같은 경우는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
배럴 숙성과 많이 결합되어 일반적인 세종들보다
소위 쿰쿰한 Funky 맛이 입여지는 제품들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상대적으로 Witbier (벨지안 화이트/밀맥주)는
이러한 사례가 많지는 않습니다.
졸리 펌킨의 Calabaza Blanca 가
Witbier + Barrel Aging 의 대표적인 사례죠.
외관은 영락없는 벨기에식 밀맥주입니다.
탁한 상아색, 레몬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향이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낯선 향은 아닌 여러 향이 버무려졌는데,
보통 같이 안 등장하는 향들이 뭉쳤습니다.
일단 벨지안 화이트 쪽에서 나온거라 보이는
향신료(코리엔더)와 오렌지, 밀, 요거트 향 등이 있고
Barrel Aging 측에서 나온 나무, 곰팡이
건초, 시큼함 등의 향이 등장했습니다.
향의 양상은 굉장히 화사하고 아기자기한데,
중간중간에 Funky, 즉 떫고 쿰쿰함이 있습니다.
탄산은 많지 않습니다. 살짝 무딘 편입니다.
무게감은 가볍지만 질감은 살짝 찰진 편입니다.
어디까지나 도수에 비해 조금 윤기가 있는 편으로
마시기 편한 Witbier 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Calabaza Blanca 를 Witbier 라고
생각하고 마시면 Witbier 스런 맛이 더 나타나고,
Barrel Aging Sour Ale 이라 생각하면 또 그리됩니다.
벨지안 화이트의 코리엔더, 오렌지, 꿀, 밀 등등 맛과
나무, 곰팡이, 건초 등의 Earthy 라고 표현되는 맛이 겹치며,
향에 비하면 맛에서 시큼(Sour)한 맛이 더 도드라집니다.
그러나 시큼함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정도로
미간을 찡그릴 정도로 강렬한 산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벨지안 화이트(Witbier)의 맛을 해치지 않습니다.
홉(Hop)은 Sour Ale 이든 Witbier 든 누구와도
친한 스타일은 아니기에 역할이 없었으며,
초중반에 맛이 몰려있다가 후반부로 가면
맥주 맛 자체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밸런스나 완성도 측면에서는 나무랄게 없으며
독특한 컨셉이기 때문에 흥미롭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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