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Petaluma 에 위치한 크래프트 양조장
라구니터스(Lagunitas)의 맥주들 가운데서
오늘 시음할 제품은 IPA(India Pale Ale)입니다.
라구니터스 양조장을 대표하는 맥주인 IPA 는
1995년 계절맥주로서 처음 만들어진 제품이었지만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베스트셀링 IPA 가 되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지인의 말로는
'한국에서 라구니터스(Lagunitas IPA)가 귀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캘리포니아에선 어디를 가든지 찾아 볼 수 있는 1달러 IPA' 라고 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라구니터스(Lagunitas)의 맥주 -
Lagunitas Undercover Investigation Shut-Down Ale (라구니터스 언더커버
인베스터게이션 셧다운 에일) - 9.8% - 2012.08.17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IPA 라는 의미는
캘리포니아 대표 IPA 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무리 매니아층을 상대하는 제품도
베스트-셀링이 되기 위해서는 유니크함과 파격성보다는
균형잡인 중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시될 겁니다.
6.2%의 알콜 도수에 45에 달하는 IBU(쓴 맛 수치)는
당연히 IPA 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무리겠지만
매니아들.. 특히 크래프트 맥주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의
매니아들에게는 저 수치보다 아래로 떨어진 제품을
American IPA 라고 판매한다면 미달되는 IPA라 느낄겁니다.
이말은 즉 라구니터스 IPA 를 기본 맥주로서 즐긴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저에게 라구니터스 IPA 같은 존재는
가격적 측면을 고려할 때 (행사시) 필스너 우르켈 - 파울라너입니다.
저 같은 매니아가 한 병/캔을 마셔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취향의 사람들에게는 그 특징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
크래프트 맥주의 사업을하면서 장렬하게 산화하지 않으려면
그 중간점을 잘 포착한 독특한 맥주를 선보이는게 가장 큰 숙제일겁니다.
완벽하지는않지만 전반적으로 맑은 편에 속하고 있었고
색상은 약간 붉은 톤을 띄는 구릿빛을 발하던 맥주였습니다.
향에서는 아메리칸 홉(Hop)들의 전형적인 향기들인
레몬, 감귤, 오렌지 등의 과일 맛들이 피어오르며
약간은 풀(Grass)과 같은 냄새도 확인되었습니다.
탄산감이 마실 때 따가운 수준은 전혀 아니지만
기본적인 청량감을 선사하는 정도는 주입이 되어있었으며,
이에 걸맞게 맥주의 무게감은 가벼운 편에 속했으며
질척거리면서 걸쭉한 느낌, 진득하다는 표현들은
라구니터스 IPA 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었습니다.
약간 진한 라거(Lager)맥주를 마시는 듯한 인상이었네요.
맛에서는 우선 맥아의 단 맛(Malty)은 느낄 순간도 주지않고
처음에만 반짝 등장할 뿐 이내 홉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단 맛보다는 고소한 곡물의 맛을 주로 드러내고 있었지요.
단 맛이 없어서 깔끔하고 산뜻하게 즐길 수 있는 IPA 였는데,
흔히 미국에서 West Coast IPA 라고 불리는 제품들이
이와 같은 성질을 주로 드러내는 맥주들입니다.
의도적으로 맥아의 단 맛, 잔당의 맛이 배제된 맥주는
당연히 홉이 주인노릇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분명 홉의 시트러스한 풍미와 입에 맴도는 씁쓸함 등이
마실 때 발견되기는 하지만 그 지속력은 강하진 않습니다.
앞에서 설명드린 베스트-셀링 IPA 가 되기위한 덕목처럼
지나친 홉의 파워를 보여주기보다는 시범만 보인 느낌입니다.
IPA 로서 보여줄 수 있는 특징들을 살짝만 보여준..
감질나게 하는 IPA 였지만.. 만약 제가 맥주는 마시고 싶은데
강한것은 부담스러운 날이라면 고를 것 같은 제품이었습니다.
가격적인 부분이 해결되어 국내에 수입만 된다면
한국에서 한 자리 차지할 수는 있을듯한 IPA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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