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손 꼽히는 괴짜 양조장들 가운데 하나인
덴마크의 믹켈러(Mikkeller)의 IPA 를 오늘 시음해보려합니다.
'Tomahawk Single Hop IPA'.. 이름이 길어서 뭔가 어려워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쉬운 이름으로 Tomahawk 란 종류의 홉(Hop)
오직 한 종류만 사용해서 만든 IPA 라는 의미를 띄고있죠.
왠만한 상업 맥주들에서는 주 재료인 홉이
단 한 종류만 사용되는 경우는 그리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홉이라는 재료가 맥주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맛으로는
쓴 맛과 과일과 같은 향긋한 맛 두 가지이며,
각각의 맛을 우려낼 수 있는 특징적인 홉 들을
보통 2~3 종류 혼합하여 맥주를 양조해냅니다.
- 블로그에 등록된 Mikkeller 양조장의 맥주들 -
Mikkeller Big Worse (믹켈러 빅 워스) - 12.0% - 2010.11.10
Mikkeller 黑 (믹켈러 흑) - 17.5% - 2010.12.20
한 종류의 홉을 사용하면 그만큼 여러 홉들의 조합에 의한
홉의 매력을 맥주안에 담아내기 힘든 것은 사실인데,
그럼에도 믹켈러(Mikkeller)같은 괴짜 양조장에서
'싱글 홉' 맥주, 그것도 홉의 역할이 중요한 IPA 를
이처럼 단순하게 양조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의 홉을 사용한 IPA 는 그 맛이 단순하겠지만
유일하게 사용되어진 홉이 어떤 맛과 향을 띄는지를
'싱글 홉' 맥주를 통해서 확실히 파악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맥주 양조가들과 홈 브루어(자가양조가)들은
단일 홉 맥주를 양조하여 홉의 특징을 기억하고 이해하여
이를 통해 훗날 홉 조합에 있어 유용한 자료를 만드는거죠.
미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들에서는 이와같은 '싱글 홉' 맥주가
낯선 품목들이 아닌데, 워낙 자가양조가 발달하고
맥주를 심도깊게 즐기는 사람들이 많으며,
선택할 수 있는 홉(Hop)의 폭이 넓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의 주인공 토마호크(Tomahawk)라는 홉이지만
캐스캐이드, 아마릴로, 심코어, 시트라, 윌라멧
센티넨탈, 치녹, 자츠, 할러타우등등등..
전 세계 왠만한 홉들은 미국 양조장에 의해
'싱글 홉' 맥주의 주연으로 초대되고 있습니다 ~
싱글 홉 맥주의 세션을 맡아준 맥아(Malt) 친구들로는
기본 맥아인 필스너 맥아, 크리스탈 맥아, 카라뮌헨인데..
크리스탈과 카라뮌헨은 카라멜과 흡사한 맥아적인
달달한 풍미를 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맥아로
홉이 부각되는 IPA 에서 밸런스를 위해 사용된 듯 보입니다.
그 때문에 질감과 입에 닿는 느낌에서는 진한 부드러움이 있고,
약간의 진득한 점성과 무게감을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향에 있어서는 조금의 단 내와 풀 향기가 있었으며
IPA 를 만들어내기 위해 Tomahawk 한 종류의 홉만
맥주에 집중 투하 하였을테니 당연히 맛은 씁니다.
그렇지만 뭔가 화사하고 과일같은 홉 향은 없는채로
단순하고 직선적인 묵직한 직구같은 씁쓸함만이 길게 남으며..
이외에는 카라멜스러운 단 맛이 마실 때 등장하여 주지만,
홉의 맛과 어울림이 없이 서로 교차하면서 따로 놀기때문에
맥주 자체의 완성도로는 마셔주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맥주들을 평가할 때, 맛은 당연히 중요한 요소이지만..
왠지 모르게 '싱글 홉' 들은 예외로 쳐주고 싶네요.
※ 참고 - Tomahawk Hop (α-acids 14~18%)
※ α-acids - 홉에 있어서 씁쓸한 측면을 나타내는 수치
보통 10% 이상이면 씁쓸함의 용도로 홉이 쓰입니다.
※ Tomahawk 는 Columbus 홉의 다른 이름입니다.
※ 맥주를 선사해주신 최고의 꾼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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