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어느 정도 배운 사람들 사이에서 포터(Porter) 맥주를
Sour/Wild Beer 계열이라고 말하면 맥알못 소리 들을 수도 있지만,
사실 포터(Porter) 맥주의 역사적 태생을 살펴보면
영국의 포터는 2-3가지의 맥주를 섞어서 완성시켰습니다.
약한 마일드 에일(Mild Ale)과 금방 만든 페일/브라운 에일,
오래되어 살짝 상하고 신 맛이 있는 올드 에일 등을 섞었습니다.
지금이야 완전히 개량되어 단일 효모로 발효하는 맥주가 되었지만
저 먼 옛날, 이름처럼 노동자인 포터들이 마신 저렴한 맥주는 달랐던거죠.
- 블로그에 리뷰된 스틸워터(Stillwater) 브랜드의 맥주들 -
Stillwater Cellar Door (스틸워터 셀라 도어) - 6.6% - 2016.04.05
Stillwater Contemporary Works Surround (스틸워터 컨템포러리 웍스 서라운드) - 10.0% - 2016.06.01
Stillwater Stateside Saison (스틸워터 스테이트사이드 세종) - 6.8% - 2017.01.11
Stillwater Gose Gone Wild World Tour (스틸워터 고제 곤 와일드 월드 투어) - 4.8% - 2017.07.16
Stillwater Of Love & Regret (스틸워터 오브 러브 & 리그렛) - 7.2% - 2017.10.31
스틸워터(Stillwater)가 Oliver Brewing 과
함께 기획한 투펜스(Tuppence)라는 맥주는
'Old World Porter' 로 불리는 제품입니다.
야생효모인 브렛(Brett)이 발효에 주체가 된 것으로
옛 포터의 상한(Stale) 느낌을 부여하기 위한 걸로 보입니다.
올드 타입 포터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 가운데
옛 맥주에 관심있는 업체나 or Wild Beer 와의
접목을 좋아하는 양조장들에서 주의깊게 보는 스타일입니다.
아직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타입이며, 오늘의 Tuppence 와
브루클린의 Cloaking Device 정도가 국내 시장에 존재하긴 하지만,
인지도나 가격, 스타일 호감도 등에서 화제가 되진 않습니다.
옛 컨셉 맥주 학습 목적이나 탐구 목적만으로도 마실 이유는 충분합니다.
색상은 스타우트(Stout)쪽에 가깝게 검은 쪽으로 보입니다.
향이 다소 오묘한데 초컬릿이나 온순한 커피 향이 나지만
브렛(Brett)의 산물이라 보이는 건초, 먼지, 나무 등도 옵니다.
Brett 의 느낌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Funky 이지만
Earthy 하다고도 얘기가 되는데 이 부분이 포터(Porter)의
캐릭터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조합이 꽤나 잘 맞습니다.
탄산감이 중요한 맥주는 아님에도 어느정도는 있는 편이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그래도 중간(Medium Body)은 되지만
진득함과 육중함으로 무장된 맥주라는 생각은 들진 않네요.
맛에서는 맥아에서 나온 단 맛은 거의 없는 상태라
취향에 따라 뒤이어오는 맛들이 버거울 수도 있습니다.
뒤를 잇는 맛들이란 포터(Porter)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타우트(Stout)라고 불러도 무방할
검은 맥아의 탄 맛과 단 맛 없는 초컬릿 맛이 포착되었고,
브렛의 존재감이 동반하여 물씬 풍겨졌습니다.
건초, 젖은 가죽과 같은 떨떠름함이 찾아왔네요.
신 맛은 없으니 Sour Beer 계열은 아닙니다.
마시다보면 Brett + Roasted Malt 의 조합이
민트 초컬릿과 같이 느껴질 여지가 있었지만
맥주 안에서 단 맛은 거의 실종상태나 다름 없기에
디저트스러운 포터/스타우트와는 거리가 매우 멉니다.
Brett 과 Dry Stout 류를 동시에 선호한다면 환상의 궁합이겠으나
꿉꿉하고 텁텁하고 탄 맛까지 감도는 맥주라 대중시장에서는
어필하기 매우 힘든 맥주 갖다는게 주관적 판단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맛있게 마셨던 맥주였습니다.
탄산이 마시면 마실 수록 많은게 조금 거슬리긴 했으나
다소 투박하고 거친 그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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