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To ØL 과 폴란드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Pinta 양조장이 콜라보한 크바스 알파(Kwas Alfa)입니다.
네이밍은 폴란드 어로 되어있기에 전혀 읽을 수가 없었고,
철자만 보았을 때 덴마크와 폴란드의 괴짜 양조장들이라면
좀 더 비주류의 맥주 스타일을 건드렸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제품이 혹시 러시아의 Kvass 맥주를 시도한게 아닌가 했으나..
(사실 구매시 정보 검색하기 귀찮아서 그런 줄 알고 구매 했으나..)
알고보니 Sour Rye Pale Ale 의 컨셉으로
러시아의 Kvass 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가끔 잡지식이 많으면 독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To ØL / Pinta 의 콜라보지만 제조한 곳이 폴란드라
이 맥주를 카테고리에 폴란드 맥주로 지정했습니다.
저를 혼동시킨 폴란드어 Kwas Alfa 를 영어로 번역해보면
Acid Alpha, 즉 홉(Hop)에 들어있는 성분 Alpha Acid 입니다.
Alpha Acid 가 끓는 맥즙에 들어갈시 이성질화되어
맥주에 쓴 맛을 부여하고 그것이 IBU 로 수치화되는건
맥주 양조 관련해 정보를 찾아보신 분들은 아는 내용입니다.
맥주 스타일의 골격이 Pale Ale 이니 홉(Alpha Acid)의
역할이 충분히 수행되는 맥주를 만들었을거라 보지만,
홉에서 나오는 알파산 만으로는 부족했는지..
Lactobacillus(젖산균)을 넣어 Sour 하게 만들었으며,
더 나아가 호밀(Rye)까지 넣어 알싸함을 배가 시킵니다.
US-05 라는 아메리칸 에일에 사용되는 에일 효모를
Lactobacillus 와 함께 사용한 믹스컬쳐 맥주이고,
홉은 또 뜬금없이 뉴질랜드 Green Bullet 단독 홉입니다.
살짝 탁하지만 밝은 톤의 금색을 띄었습니다.
향은 오묘합니다. 시큼한 향이 코를 찌를 정도는 아니며
홉이 확실하게 치고 올라와 프루티, 풀 내가 만연하지 않습니다.
소금이 뿌려진 레몬과 같은 시큼함과 은근한 짠 내도 있었고,
맥아에서 나오는 단 내는 특별히 코로 느낄 수 없었습니다.
탄산기는 무딘 편으로 터진다는 감은 적었습니다.
입에 닿는 느낌은 가볍습니다. 4.3%의 도수에 어울리는
산뜻하고 연한 질감과 무게감을 지닌 맥주였습니다.
맛은 예상보다 괴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줍니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호밀의 알싸함과 곡물 맛도 있는 것 같고,
시큼한 Sour 감은 짜릿하진 않지만 분명히 드러납니다.
홉이 사실 있는 것 같기도 없는 것 같기도 한데,
홉의 씁쓸함이 뒤에 남아 긴 여운을 제공하지는 않고
홉 자체의 과일 맛이나 풀 맛 등은 은근한 편입니다.
좋게 말하면 이맛 저맛 얽히고 섥혀 복잡한 편이지만
반대로 보면 확실한 구심점이 없어 애매합니다.
파괴력을 보이려면 밝은 색상의 페일 에일이 아닌
인디아 페일 에일(IPA)로 체급을 올릴 수 있었겠지만
To ØL 과 Pinta 모두 그것보다는 페일 에일이
더 나을거라고 판단해서 제작에 돌입했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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