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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대한민국

갈매기 브루잉 금단의 자몽 - 9.0%

by 살찐돼지 2024. 9. 4.

 

자몽(Grapefruit)은 맥주 풍미를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과일로

특히 트렌디한 IPA 류에 들어가는 홉들이 생성하는

열대과일 풍미를 설명할 때 자몽이 흔히 언급됩니다.

 

사실 역사적으로 자몽은 금단의 열매라 불렸다고 합니다.

서인도제도의 바베이도스가 원산지인 과일로

 

자메이카의 오렌지와 동남아시아 포멜로간의

잡종교배로 생겨난 과일이라 포멜로를 재배하려고

 

동남아시아에서 종자를 들여와 심었더니

자몽이라는 처음보는 과일이 나와버렸습니다.

 

그래서 일단 검증안된 과일을 먹어볼 수는 없으니

금단의 열대라고 불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갈매기 브루잉의 맥주들 -

갈매기 브루잉 갈매기 IPA - 6.5% - 2022.07.01

갈매기 브루잉 거북선 - 12.5% - 2024.01.30

갈매기 브루잉 홉 로켓 - 8.5% - 2024.04.29

 

 

부산을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 중 하나인

갈매기 브루잉에서는 자몽의 풍미를 살린 맥주를 출시했는데,

 

바로 오늘 시음하는 금단의 자몽으로 기본 스타일은

알코올 도수와 풍미가 강한 Double IPA 로 삼았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트렌디한 IPA 들에 사용되는 홉들로 인해

기본적으로 자몽의 풍미가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직접 레드 자몽 농축액을 IPA 에 첨가하여 만든 것으로

자몽의 중첩, 자몽을 켜켜이 쌓아올린 맥주라 할 수 있습니다.

 

 

색상은 탁하고 뿌연 편의 금색, 밝은 녹색으로도 보입니다.

 

컨셉이 컨셉이다보니 향에서는 아무래도 자몽이 우선시되고,

오렌지, 감귤 등등의 다른 주황색 과일들의 향이 올라옵니다.

맥아나 효모쪽의 향은 맡아보기 어려웠었던 맥주로

IPA 의 주인공인 홉과 과일이 투탑으로 나오는 향입니다.

 

탄산기는 많은 편은 아니고 적당한 수준으로 나와줍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9.0% 의 알코올 도수 맥주치고는

상당히 가볍고 순하며 살짝 진한 필스너 마시듯이 넘어가는

성질을 지닌 맥주라 다소 더운 계절에 마시기에 좋습니다.

 

맥아적인 단맛은 그리 발달한 맥주는 아니었습니다.

상당히 깔끔하고 개운한 밑바탕으로 시작하는 맥주로,

 

그 위로 홉에서 나오는 자몽, 오렌지 등등의 맛과 함께

자몽농축액의 효과로 보이는 맛이 등장해 주었습니다.

 

맛 역시도 자몽자몽으로 향하고 있지만 뒤로 갈수록

살짝 떨떠름해지면서 씁쓸한 맛이 올라와 주었으며,

약간의 산미, 시큼함이 있지만 Sour Beer 의 그것정도는 아니나

일반적인 IPA 에서 느끼기 힘든 시큼함이 끝마무리로 있었습니다.

 

달달한 자몽쥬스와 같은 느낌으로 진행되는 맥주는 아니었고,

자몽이 단연 주인공이긴 하지만 살짝 풀때기 같은 쓰고 떨떠름에

은근한 시큼함도 있기에 엄청 단순한 맥주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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